"땀 흘려서 번 돈이다. 국민 재산 보호하라!" "국민소득 불로소득, 너희는 땀 흘렸냐!" "징벌 세금 못 내겠다! 미친 세금 그만해라!"

25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다동 예금보험공사 앞에 모인 시민 1500여명(경찰 추산)이 이런 구호를 외친 뒤, 행사 진행자 신호에 맞춰 일제히 한쪽 신발을 벗어 하늘로 던져올렸다. 허공에 신발 수백 개가 솟아올랐다가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반대하는 4개 온라인 카페가 주도한 '소급적용 남발하는 부동산 규제 정책 반대, 전국민 조세 저항운동 촛불집회'에서였다. 지난 18일 첫 집회 때(경찰 추산 참가자 700명)에 비해 참가자가 배(倍) 이상 불었다. 주최 측은 "지난 집회엔 1000명, 이번 집회엔 5000명이 모였다"고 했다.

정부 부동산 정책을 향한 성난 민심(民心)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연일 확산하고 있다.

이날 다동 집회에서 행사 진행자가 집회 참여자 10명을 무대로 불러올렸다. 무대 위엔 '문재인 자리'라고 적힌 의자가 놓여 있었다. 진행자는 "대통령이 이곳을 찾아와 직접 민심을 헤아려보란 취지로 '문재인 대통령 의자'를 비치했다"고 했다. 무대로 올라온 10명이 의자를 향해 신발을 던졌고, 이름표는 신발에 맞아 금세 찢어졌다.

참가자들은 해가 질 무렵부터는 촛불을 밝혀 들고 정부 부동산 정책과 증세에 항의했다. 시민들이 잇달아 연단에 올라 정부 규탄 연설을 했다. 그때마다 "문재인 내려와"라는 구호가 여러 차례 제창됐다.

자녀 셋과 함께 시위에 나온 고영선(39)씨는 "세금 부담이 너무 급작스럽게 커져 애들까지 데리고 나왔다"며 "매도할 시간도 주지 않고 이렇게 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 했다. 또 다른 결혼 3년 차 30대 동갑내기 부부는 "지금 나오는 정책들이 재산권이라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권리마저 무시하는 것 같아 나왔다"며 "나중에 들어가서 거주하려고 일단 전세 낀 주택을 샀는데, 대출을 너무 세게 틀어막아 정작 주인인 우리 가족은 들어가 살 수조차 없게 됐다"고 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비판과 항의가 이어졌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25·26일 오후 '나라가 니꺼냐'라는 문구가 '실시간 검색어'로 올라왔다.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이 계획적인 집단행동에 나선 결과였다. 이달 들어서만 '김현미 장관 거짓말' '3040 문재인에 속았다' '총선 소급 민주당 아웃' '문재인 내려와' 등의 문구가 이런 식으로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부동산 관련 각종 증세 정책을 비판하는 청원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조세저항 국민행동'이란 제목의 청원에는 7만명이 동의했고, 취득세 상향 조정을 비판하는 '아파트 취득세 8% 12% 정상입니까' 청원에도 6만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정부 여당이 다주택자에 대한 범죄인 프레임을 만들어 소위 '징벌적 세금' 정책을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