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시간당 최대 87㎜의 폭우가 쏟아진 부산의 대표 부촌 중 하나인 해운대 센텀시티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수억 원 대의 수퍼카 등 고급 외제차들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지난 23일 하루 해운대에 부산서 가장 많은 207.5mm의 비가 내려 센텀시티 안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빗물에 잠기면서 수퍼카 등 수억원대 고가차들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연합뉴스

24일 이 건물 입주자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9~10시 사이 이 주상복합 건물 지하로 빗물이 밀려 들어왔다. 하수구 등에서 범람한 도로 위 빗물이 지상으로 연결된 주차장 출입로를 통해 지하로 흘려 내려온 것. 얼마 지나지 않아 지하 2~5층의 주차장은 물바다로 변했다. 관리사무소 측으로부터 주차장 침수 소식을 들은 입주민들이 차량을 빼내려 한꺼번에 몰려 주차장과 건물 입구가 아수라장으로 변하기도 했다고 건물 입주자들은 전했다.

이 아파트는 125평, 131평 대형 평수 아파트로, 전망 좋은 로열층의 경우 수십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에 잠긴 지하주차장엔 벤츠, BMW, 포르셰 등 외제 차가 즐비했고, 수 억원에 이르는 고성능 수퍼카들도 물에 잠겼다는 게 입주자들의 전언이다. 한 입주민은 “도로 위 빗물이 지하주차장으로 밀려 들어와 삽시간에 허벅지 높이까지 들어차 미처 건물 밖으로 빼지 못한 차들이 상당수였다”고 말했다.

이 건물이 있는 센텀시티는 지대가 좀 낮은 편인데다 수영강에 인접해 폭우가 오면 도로가 물에 잠기는 상습 침수지역 중 하나다. 태풍·장마철 호우가 내리면 침수 피해가 계속되자 지난 2011년 센텀시티 지하에 가로 40m, 세로 95m, 높이 6m 규모로 1만8200t의 빗물을 담을 수 있는 저류조가 조성됐다. 하지만 최근 기상 이변으로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 적지 않아 "저류 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기후 변화를 감안 못한 규모가 적다

부산은 이날 오후 8시~24일 0시30분까지 호우경보 발효 중이었고 오후 9~10시 1시간 사이 최대 87mm 등 가장 많은 비가 쏟아졌다. 해운대에는 이날 하루 부산서 가장 많은 20.75mm의 폭우가 퍼부었다. 이로 인해 센텀시티 일부 지역은 허벅지 높이까지 물이 차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