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밤 10시쯤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도시철도 1호선 역 출입구 부근이 침수됐다.

23~24일 밤 사이 부산에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고 만조 시간까지 겹치면서 도심 곳곳이 물바다로 변하고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된 지하차도에 갇혔던 차 안의 3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산사태, 옹벽 붕괴, 주택과 지하차도 등이 침수돼 79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고 수백대의 차량들이 물에 잠겼다. 이재민도 50여 명 발생했고 동해남부선 등 열차·전철 일부 구간이 운행 중단되고 지하철역이 침수돼 전동차가 한때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 시간당 최고 87㎜ 등 장대비, 지하차도 침수 차안 3명 숨져
부산지방기상청은 "지난 23일 밤부터 해운대 212㎜를 비롯해 기장 205㎜, 동래 192㎜, 중구 176㎜, 사하 172㎜ 북항 164㎜, 영도 142㎜, 금정구 136㎜ 등의 비가 내렸다"고 24일 말했다. 비는 지난 23일 호우경보가 발령된 오후 8시쯤 이후 부산 전역에 물 폭탄처럼 쏟아졌다.

24일 오전 사망자 3명이 나온 부산 초량 제1지하차도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오후 9시~10시 사이 1시간 동안 기장군이 87mm가 내린 것을 비롯, 사하구 86㎜, 해운대 84.5㎜, 중구 81.6㎜, 남구 78.5㎜ 등의 시간당 장대비가 쏟아부었다. 기상청 방재기상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내린 집중호우는 시간당 강수량이 1920년 이래 10번째로 많았다.

이처럼 폭우가 쏟아지자 23 오후 10시 18분쯤 동구 초량 부산역 제1지하차도에서 차량 7대가 높이 2.5m 가량으로 불어난 물에 순식간에 잠겼다. 인근 도로 등에서 한꺼번에 쏟아진 물은 진입로 높이가 3.5m인 이 지하차도를 한때 가득 채웠다. 출동한 119 구조대원이 도착해 6대의 차 안에서 8명을 차례로 구조했으나 익수 상태에서 발견된 60대 추정 남성과 30대 추정 여성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또 24일 오전 3시 20분쯤 이 지하차도에서 차 안에서 숨진 50대 남성이 추가로 발견됐다.

◇ 산사태·옹벽 붕괴 등도 잇따라
24일 오전 0시쯤 부산 금정구 부곡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축대가 무너져 약 20t의 토사가 아파트 방면으로 흘러내렸고 지난 23일 오후 9시45분쯤 부산 기장군기장읍 동부리 이면도로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다. 이날 오후 9시26분쯤 수영구 광안동에서 옹벽이 무너져 주택 3채를 덮쳤으나 다행히 주민들은 모두 대피했다.

지난 23일 오후 9시21분쯤 부산 남구 용당동 미륭레미콘 앞 도로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야산의 토사가 밀려 내려와 도로를 덮고 있다.

또 24일 새벽 해운대구 반여동에서 산사태가 발생, 구청에서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이고 지난 23일 오후 9시 20분쯤 남구 용당동 미륭레미콘 앞 도로가 맞은 편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에 막혀 도로가 일부 통제됐다.

◇만조 겹쳐 도심하천 범람 잇따라
이날 부산 앞바다의 만조시간은 오후 10시 32분이어서 폭우가 집중됐던 시간과 겹쳤다. 이로써 곳곳에서 하천이 범람하고 침수 피해가 일어났다. 23일 오후 9시 28분쯤 동구 범일동 도심하천 동천 범람으로 자성대아파트가 침수되면서 주민 30여명이 긴급 대피했고 동천 주변 일대에 주차해 있떤 차량들이 물에 잠겼다.

동구 수정동 수정천도 불어난 물에 범람, 주변 상가나 주택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부산시 집계 5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번 폭우로 인한 이재민은 동구가 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수영구 8명, 남구 6명, 기장군·중구 각각 1명씩이다. 총 59명에 이르렀다.

지난 23일 밤 10시쯤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쏟아진 폭우로 부산 연제구 연산동 일대 이면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물에 잠겨 있다.


◇ 도시철도·자동차·도로 등도 침수 피해 커
지난 23일 오후 9시50분쯤 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 지하상가와 역사는 인근 도로에서 쏟아진 물에 침수돼 전동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동해남부선 선로도 침수돼 부전∼남창 구간 무궁화호 열차, 신해운대∼일광 구간에서 전철이 각각 운행 중지됐다.

연산동 홈플러스 인근 교차로, 센텀시티 등 도심 도로 대부분에서 허벅지~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차량이 운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침수된 도로를 운행하던 시내버스 안까지 물이 들어차 승객이 좌석 위에 서 있기도 했다. 수영구 광안리 해변 도로는 만조로 바닷물과 불어난 빗물이 뒤섞여 침수되면서 해수욕장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였다.

이날 부산 곳곳에서 침수된 차량은 141대에 달했다.동구 초량 1, 2 지하차도, 부산진시장 지하차도, 남구 우암로, 사상구청 교차로, 부산진구 광무교∼서면교차로 등이 침수되는 등 부산 전역 총 45곳에서 도로가 침수되면서 부분, 전면 통제됐다. 24일 오전 5시 기준 부산소방재난본부에 총 209건의 비 피해가 신고됐다. 부산의 호우경보는 24일 오전 0시 30분 해제됐고 이날 오전 9시 현재는 비그 그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