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서피스고(Surfce Go)'는 노트북PC 대용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전원을 켜면 작업표시줄과 아이콘이 나온다. 사용 방식이 여러 면에서 윈도 운영체제를 탑재한 노트북PC와 같다. 노트북PC보다 가볍고 얇아 휴대성도 뛰어나다. 하지만 아이패드나 갤럭시탭S를 위협할 만큼 태블릿PC로서의 강점은 부각되지 않았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출시한 '서피스 고2'.

'서피스 고2'는 전작보다 태블릿PC의 색깔이 더 강해졌다. 화면 크기는 10.5인치로 커졌고, 베젤(화면 테두리)의 폭이 줄어들어 화면이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이전 제품보다 화면 밝기는 줄었지만, 해상도는 높아졌다. 화면을 세우는 역할을 하는 뒷면의 킥 스탠드는 움직임이 부드러워 원하는 각도로 펼쳐진다. 전면 상단 베젤에 자석이 들어가 키보드 커버로 덮으면 이동 중에도 쉽게 열리지 않는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개선되어 원격 학습용으로도 적합하다. 경쟁사(애플)와 달리 3.5㎜ 유선 이어폰 단자도 유지했다. 기존 시리즈의 장점은 그대로 이어가면서 전반적 재질과 마감을 개선했다.

MS가 서피스 고2에서 가장 많은 공을 들인 부분은 디지털 펜인 것 같다. 우선 펜의 반응 속도가 빨라졌다. 펜을 급하게 움직여도 끊김이나 지연 없이 화면에 바로 글씨가 써진다.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보다 빠른 느낌이다. 또 펜 뒤쪽 끝에 달린 지우개를 화면에 대면 글씨가 지워진다. 워드 작업이 한결 수월해진다. 갤럭시탭S에서는 화면에서 지우개 기능을 선택해야 한다. 글씨를 쓸 때 획 끝이 갈고리처럼 삐죽 튀어나오는 '갈고리 현상'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가격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LTE 연결이 가능한 제품은 116만원(메모리 8GB·저장공간 256GB 모델 기준)이다. 와이파이 모델은 72만9000원(128GB 모델), 54만9000원(64GB)이다. 여기에 키보드 커버가 12만9000원이고, 디지털 펜도 따로 사야 한다.

아이패드처럼 완벽하게 태블릿PC의 강점을 갖추거나 노트북처럼 고사양이 아닌 중간 지대에 있는 IT기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높은 가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3~4시간 이상 사용하면 화면 중앙에 발열이 생기는 점도 옥에 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