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은 안전관리 강화와 4차 산업 기술 선도를 위해 전국 철도 노선에 철도통합무선망(LTE-R)을 도입하고 있다. LTE-R을 도입함으로써 사고 발생 시 관계 기관과 함께 지휘 통신 체계를 일원화하게 된다. 또 선로변 작업자 안전을 위한 스마트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LTE-R 기반으로 열차를 제어하는 등 '지능형 철도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직원들이 철도통합무선망(LTE-R) 안테나를 설치하고 있다. 철도통합무선망이 설치되면 고속으로 이동하는 열차에서 안정적인 대용량의 데이터 무선 통신이 가능해진다. 공단은 현재 경부고속철도 1단계(행신~동대구) 개량, 원주~제천 복선 전철 등 17개 노선에 설치하고 있다.

철도 무선통신은 열차 출발 전 기관사가 출발 가능 여부를 관제사에게 확인하고 열차 간, 관제사 간, 열차와 관제사 간 정보를 신속하게 교환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현재 철도 무선통신은 상용망의 1·2세대 통신기술 방식인 VHF, TRS를 주로 쓴다.

하지만 2014년 세월호 사고 당시 소방(VHF)과 경찰(TRS), 해경(상용망) 등이 서로 다른 무선 방식을 사용하면서 골든타임을 허비한 결과를 낳았다. 이에 무선 방식을 일원화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부도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철도 역시 단일 통신망으로 변경토록 했다.

지휘 통신 체계 일원화와 함께 철도 무선통신을 둘러싼 대외 여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용한 철도 무선 통신은 음성 통화만 가능한 수준으로 고속화·지능화·첨단화되는 철도 서비스 수요 변화(무선기반 열차제어, 위치기반 서비스 등)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철도 무선 통신이 택한 변화가 바로 LTE-R이다.

철도시설공단은 2012년 10월 국토교통부 지능형 철도시스템 구축계획(IRIS)에 따라, 관계 기관들과 함께 4세대 무선 통신 기술인 LTE를 철도 환경에 최적화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했다. 고속으로 이동하는 열차에서 안정적인 대용량의 데이터 무선 통신이 가능하도록 호남고속철도 익산~정읍 구간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데이터 전송 성공률 등 성능 평가 항목 16개를 활용해 시스템을 검증했다. 이를 기반으로 철도 환경에 최적화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술 검증을 위해 국내 시험 인증 기관인 전자정보기술원이 열차 운행 조건에서 시험·검증을 거쳤고, 최종적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을 위한 시속 250㎞급 고속화 노선인 원주~강릉 노선에 최초로 도입해 성공적으로 상용화했다.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받은 철도시설공단은 2027년까지 전국 철도 노선에 LTE-R을 도입하기 위한 세부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소사~원시, 철도종합시험선로, 포항영일만신항을 차례로 개통했다. 현재 경부고속철도 1단계(행신~동대구) 개량, 원주~제천 복선 전철 등 노선 17개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경부선 개량 등 노선 12개에 대해 신규 발주 예정이며, 시속 400㎞급 초고속 철도 환경에 최적화한 LTE-R 기반 마련을 위해 기술 용역도 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국가지휘통신체계 일원화를 위한 통합 공공망 간 연동을 논의하기 위해 작년 8월 정부 부처와 철도 관계 기관, 이동통신사 등 46개 기관이 참여하는 철도통합무선망 기술교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각 기관의 통합 공공망 추진 현황을 전문가 그룹, 업계(이통사·장비 업체)와 공유하고 통합 공공망 간 연동을 위한 기술적 이슈를 토의함으로써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LTE-R 도입에 따라 철도 인프라는 더욱 발전할 전망이다. 4세대 통신 기술을 적용함에 따라 기본적 음성 통화 품질이 개선되고, 음성 및 저속 데이터 전송만 가능하던 기존 방식보다 350배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진다. 통화 종류도 음성·영상·그룹 통화·그룹 영상 통화로 다양해진다. 기존엔 기관사와 유지보수자 간, 기관사와 관제사 간, 기관사와 기관사 간 일대일로만 통화가 가능해 재난·장애·사고 발생 시 상황 전달에 시간이 지체됐다. 하지만 LTE-R 도입으로 재난·장애 관련 담당자 간 그룹 통화·그룹 영상 통화가 가능해 상황 공유 및 의사결정·전달이 동시에 이뤄져 복구 시간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다양한 서비스 수용성도 장점이다. 음성과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지면서 LTE-R은 통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2)이 대표적이다. LTE-R을 통해 열차의 움직임을 무선으로 제어할 수 있다. 현재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 구간에 KTCS-2 시범 도입을 앞두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KTCS-2 도입으로 전라선 영업 운전 실적과 안정성·대용량 데이터 서비스가 향상되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TE-R을 기반으로 열차 위치 정보를 전송, 열차가 운행하는 선로 변에서 작업자와 유지보수자에게 열차 접근을 알리는 안전 서비스도 제공한다. 열차 접근 시 작업자의 LTE-R 휴대용 단말기와 작업 현장 근처 열차 접근 경보 장치에 알람을 울리고 작업자의 스마트 안전모·안전 조끼에도 경보를 울려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김상균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에 발맞춰 100% 국산 기술로 개발한 LTE-R 도입으로 국내 철도 기술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최첨단 서비스 등을 활용해 해외 사업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