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보이지 않던 벌레들이 갑자기 많아졌다는 뉴스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서울에선 은평구청 직원들이 관내 봉산 해맞이공원 주변에 대벌레가 한꺼번에 나타난다는 주민들의 제보를 받고 일주일 전부터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대벌레가 나타날까?
2일 오후 서울 은평구 봉산의 은평둘레길 중턱쯤 위치한 생활체육시설엔 불과 이틀전에 방제작업을 벌였음에도 정자와 의자, 철봉 등의 체육기구에 나무잔가지처럼 대벌레가 무리를 지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하자 주민 한명이 빗자루로 의자와 체육기구에 붙은 대벌레를 쓸어 내리고 있었다.
운동하러 매일 이곳을 찾는다는 한 주민은 “나무를 털면 낙엽 떨어지듯 바닥에 떨어진 대벌레가 수북히 쌓인다”고 했다. 최근 관내 대벌레 방제작업을 했던 구청 공무원은 “100리터짜리 쓰레기 봉투로 몇 개씩 대벌레를 쓸어담을 정도”라고 했다.
한 주민은 대벌레가 너무 많아서 은평둘레길 나무들이 고사되고 있다고 걱정하며 대책을 강구해야된다고 기자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관내 방제작업을 담당하는 은평구 공원녹지과 박종천 자연생태팀장은 “대벌레는 활엽수의 나뭇잎만 먹고 사는 식엽충으로 사람들에게 직접 해가 되진 않고, 나무도 고사시키지는 않는다”면서 주민들이 징그럽다고 하기 때문에 아직 농약으로 제거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한편 충북 제천과 단양에서는 매미나방이 떼로 출몰해서 주민과 공무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충북 제천시 청전동 롯데마트의 주차장 가로등에는 매미나방과 흙더미처럼 누렇게 붙은 매미나방 알집이 스피커를 덮을 정도로 많았다.
시내 한복판임에도 마트 건물 조명등 처마와 주변 건물 창문에도 쉽게 볼수 있었다. 인근의 체육공원의 가로등과 쉼터 정자, 의자, 하수로에도 매미나방과 알집들이 누렇게 떨어져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충북 단양시 장현리에서는 마을회관 주변 주택 처마와 나무의 가지에서 버섯처럼 붙어있는 매미나방이나 알집이 보였다.
왜 이렇게 많은 벌레가 최근들어 여기저기서 나타날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지난 겨울이 드물게 찾아온 이상고온 탓으로 겨울에 유충일 때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열대나 아열대에서 나타나는 이런 벌레들이 우리나라에도 급격히 증가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