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17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17일 괌으로 돌아왔다. 괌에 배치됐던 B-1B 4대 전부가 지난 5월 돌연 본토로 돌아간 지 2개월 만이다. 같은 날 미국은 중국의 앞마당인 남중국해에 니미츠 항모전단과 로널드레이건 항모전단을 동시에 투입해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 같은 군사적 움직임이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더욱 첨예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외교가에선 “최근 대남 파상공세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 북한이 노동당 창당 75주년(10월10일)을 앞두고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17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 상공을 날고 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 공군 B-1B 랜서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거점으로 양자(兩者) 폭격기임무부대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사우스다코다 주둔 제28폭격비행단 예하 제37원정폭격비행대 소속인 (B-1B) 폭격기 2대는 ▲태평양공군사령부와 동맹·파트너·연합군과의 훈련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강화 목적의 전략억제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가 17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착륙한 직후 활주로를 이동하고 있다.

여기서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일방적인 군사화를 추진해 주변국들과 갈등을 빚어온 중국을 겨냥해 미국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표현이다. B-1B 편대의 괌 재배치가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임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태평양공군사령부는 또 “B-1B 편대는 괌에 도착하기 전 일본항공자위대 소속 F-15J와 동해상에서 준비태세와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요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괌으로 날아오는 길에 이미 ‘동맹·파트너·연합군과의 훈련’을 실시한 셈이다.

미 사우스다코다를 출발해 괌 앤더슨 공군기지로 향하는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17일 공중급유기 KC-135로부터 급유를 받고 있다.

우리 군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일본뿐 아니라 우리 공군 F-15K나 KF-16과도 훈련을 했겠지만,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로는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면서도 “대신 미국은 대북 압박이 필요할 때마다 동해상 등에서 일본과의 연합훈련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했다.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17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B-1B는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 가운데 하나로 백조를 연상시키는 모양 때문에 '죽음의 백조'로 불린다. 최대 속도 마하 1.2로,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하면 2시간 만에 한반도 상공에 도착한다. 한 번의 출격으로 다량의 폭탄을 투하할 능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