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새벽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2A 로켓이 예정대로 발사되면 저 멀리 아라비아 사막의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올 것이다. 이 로켓에 아랍 국가 최초로 개발한 화성 탐사선 '아말'이 실렸기 때문이다.

화성을 향한 새로운 기록 경쟁이 시작됐다. UAE의 탐사선에 이어 이달 중으로 중국의 화성 탐사선, 미국의 탐사 로봇이 잇따라 화성으로 발사된다. 제각각 화성 탐사 사상 최초의 임무를 목표로 개발됐다. 세 나라의 탐사선과 로봇들은 7개월간 우주 비행을 거쳐 내년 2월 화성 궤도에 도착한다. 과연 이들이 밝혀낼 화성의 비밀은 무엇일까.

◇미국: 화성의 지질학자 퍼시비어런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 사이에 화성 탐사 로버(이동형 로봇) '퍼시비어런스'를 발사한다. 이때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워 로켓의 연료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2년에 한 번 이런 '발사 가능 시간대(launch window)'가 온다.

퍼시비어런스는 바퀴 6개를 장착한 이동형 로봇으로, 1997년 소저너 이후 다섯 번째 화성 탐사 로버이다. 길이 3m에 무게는 1025㎏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만 하다. 동력은 방사성 동위원소의 핵분열 에너지에서 얻는다. 원자력 전지는 14년간 로버에 동력을 제공한다. 전임자인 큐리오시티 설계를 대부분 빌려 제작 비용을 줄이려 했지만 새로운 장비 개발에 추가 경비가 들면서 전체 예산이 3억6000만달러를 초과해 27억달러(한화 3조2500억원)까지 늘었다.

그래픽=김하경

퍼시비어런스는 지름 45㎞인 예제로 충돌구에 착륙한다. 이곳에는 과거 물이 흐를 때 형성된 삼각주가 있다. 로버는 60m 높이의 절벽을 올라가 삼각주 가장자리에서 과거 생명체에서 나온 유기물을 간직하고 있을 암석을 추적한다.

이번 로버는 간단히 말해 '화성의 지질학자'이다. 이전에 화성을 탐사한 로버들은 주로 지표면을 촬영해 물이 흐른 흔적을 찾았다. 아니면 암석에 레이저를 쏘아 가루로 만들고 성분을 분석했다. 반면 퍼시비어런스는 2.1m 길이 로봇팔 끝에 달린 드릴로 암석을 시추해 분필 크기 시료를 직접 얻는다. 이런 시료 43개를 만들어 다음에 오는 탐사선에 넘겨줄 예정이다. NASA는 유럽과 협력해 2031년 퍼시비어런스가 채취한 화성 시료를 처음으로 지구로 가져와 분석하기로 했다.

퍼시비어런스는 로봇팔 끝에 장착된 X선과 자외선 분광계로 현장에서 1차 지질 분석도 한다. 또 화성 대기에 풍부한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실험도 한다. 이는 나중에 우주인이 화성에 정착할 때 중요한 자료가 된다. 날개 두 개를 단 헬리콥터 '인저뉴어티'의 비행 실험도 진행한다.

◇중국: 궤도선·착륙선·로버 동시 운용

중국은 23일쯤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1'호를 발사한다. 톈원은 '천국에 대한 질문'이라는 뜻으로,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시인 굴원의 시에서 따온 이름이다. 중국은 화성 탐사 최초로 궤도선, 착륙선, 로버를 동시에 운용할 계획이다. 중국이 구체적 정보를 밝히지 않았지만, 과거 국제학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내년 2월 화성 궤도에 진입하고 몇 개월 뒤에 착륙선과 로버를 내려보낸다.

핵심인 탐사 로버는 무게가 240㎏으로 미국 로버의 4분의 1 정도이다. 크기는 골프 카트만 하다. 동력은 태양전지에서 얻는다. 중국의 화성 탐사 장비는 13개로 화성 주위를 선회하는 궤도선에 8개, 로버에 5개가 실렸다. 로버는 퍼시비어런스와 같이 화성 탐사 로버 최초로 지하 100m까지 탐사할 수 있는 레이더 장비를 장착했다. 중국은 이번 탐사에서 물과 얼음을 찾고 토양과 암석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궤도선은 화성의 1년(지구 시간으로 687일) 동안 운영하고 로버는 90 화성일 동안 탐사를 한다. 화성의 하루는 지구보다 41분 긴 24시간 37분이다.

◇UAE: 화성의 기후 처음으로 연중 관측

UAE의 탐사선 아말은 내년 2월 화성 궤도에 진입하면서부터 사상 최초로 화성의 대기를 1년 연속 관찰한다. 이번 탐사의 과학연구를 지휘하는 사라 알 아미리 첨단과학기술부 장관은 "55시간마다 한 번씩 화성을 돌면서 매일 화성 전역의 대기를 1년 내내 관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UAE 과학자들은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과 함께 탐사장비를 개발했다. 화성 대기에서 수소와 산소가 희박해진 원인을 찾는 게 주 임무다. 과학자들은 태양에서 불어오는 고에너지 입자의 흐름인 태양풍이 대기에서 수소, 산소를 이탈시켰다고 추정한다.

아말은 아랍 최초이자 우주 선진국이 아닌 나라에서 처음으로 보내는 화성 탐사선이다. UAE 정부는 내년 12월 2일 UAE 건국 50주년에 맞춰 탐사선을 개발했다. 화성에서 어느 나라의 찬가가 먼저 흘러나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