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배우자, 남친 여친, 커플…. 무엇이라 부르든, 수많은 사랑하는 사람 간 관계를 한평생 지켜봐 온 결과, 절대 예외 없는 법칙 하나를 발견했다. 그건, 딱 그 사람 수준에 맞는 사람을 서로의 상대로 만난다는 것이다. 적어도 내 사전에서 예외를 본 적은 거의 없었다. 그 '수준'이라 함은 사회적 지위, 재산, 학벌 등의 표면적 요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인격, 사고, 성정, 그리고 교양 수준을 얘기하는 것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끼리끼리 논다"는 어르신들 말씀이 정확히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물론 친구 간 관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다만 관계에서 더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는 친구 간 관계보다는 단둘만의 1대1로 좁혀지는 연인 관계에서 더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것 같다. 고로 누군가가 정말로 멋지고 훌륭하고 기품 있는 상대를 연인 혹은 배우자로 맞이하고 싶다면, 거기에는 달리 용빼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 본다. 그 누군가가 정말로 멋지고 훌륭하고 기품 있는 사람이 되는 길밖에는.
결국 자신에게서 똥냄새가 나면 똥파리들이 꼬이게 되는 것이고, 반대로 좋은 향기가 나면 아름다운 나비를 불러오게 마련이다. 내가 지금 어떤 사람이냐, 그리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가는 사람이냐에 따라서 가까이 연인에서부터 점차로 친구들, 지인 그리고 멀리는 일과 사업의 파트너들까지 어떤 '수준'의 사람들로 겹겹의 관계의 층들이 만들어지느냐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어떤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의 주위를 함께 보려 한다. 그 사람이 진정 멋진 사람인지 아닌지는 그 사람 주위를 보면 대충 견적이 나오게 마련이다. 속이려야 속일 수 없는 그 사람의 본모습이자 밖에 드러난 밑천으로 보인다.
멋을 정의하는 방식은 많이 있으나 나는 그중에서도 꽤 멋진 사람의 부류를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늘 진지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성찰하고 또한 그것을 인정하고, 그리고 그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늘 애쓰고 공부하고 노력해서 조금씩 발전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 주위에 똥파리들이 얼씬거리는 건 잘 못 봤고 대부분 나비가 춤추고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