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리딩에 위치한 화웨이 영국 법인

세계 5G(5세대) 통신 장비 1위 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유럽에서 잇따라 퇴출당하고 있다. 미국의 반(反)화웨이 전선 참여 압박에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주요 유럽국이 잇따라 화웨이 통신 장비를 배제하기로 한 것이다.

◇쫓겨나는 中 화웨이

영국 정부는 14일(현지 시각) 5G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 구입을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보다폰·브리티시텔레콤 등 영국 이동통신사들은 오는 12월부터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를 구입할 수 없다. 이미 설치된 화웨이 장비도 오는 2027년까지 차례로 없앨 방침이다.

영국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화웨이 통신 장비를 쓰되, 전체 5G 통신망의 35%를 넘기지 않도록 제한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 정부의 화웨이 퇴출 요구가 거세진 데다,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영국 내 반중 정서까지 더해지면서 화웨이 전면 퇴출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측은 이날 “영국의 이번 결정은 디지털화 속도 지연, 통신비 증가, 디지털 격차 심화 등을 가져올 것”이라며 “영국 정부가 이번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화웨이 퇴출’은 다른 유럽국에도 확산하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통신회사인 텔레콤 이탈리아는 이달 초 5G 구축 사업에 필요한 장비를 화웨이에서 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프랑스 사이버방첩국(ANSSI)은 5G 구축 사업에 가급적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자국 통신사에 요구한 상태다. 독일도 사실상 화웨이 장비 도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폴란드, 루마니아, 스웨덴 등이 5G 통신망에 화웨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인도의 지오, 호주의 텔스트라, 한국의 SK텔레콤과 KT, 일본의 NTT와 같은 깨끗한 통신사들과 다른 업체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IT업계의 한 임원은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다른 업체들은 화웨이 배제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