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가 편안함을 만든다(Manners Maketh Comfort)'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광고는 공공장소 새치기, 지하철 '쩍벌남' 등 남에게 피해를 주는 민폐 행동을 유쾌하게 꼬집는 영상이다. 알고 보면 이 광고는 침대 광고다. 근데 정작 광고 화면에 침대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편안함'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하는 감성적인 광고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창립 150주년을 맞은 시몬스 침대가 이런 '감성 마케팅'을 도입하면서 코로나 위기에도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침대 무이자 할부 판매 서비스인 '시몬스페이'의 올 상반기(1~6월) 매출은 150억원을 기록해 작년 한 해 매출의 58%를 기록했다. 시몬스페이는 36개월 카드 무이자 할부로 침대를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도입 첫해인 2018년 11월부터 두 달간 매출은 20억원 정도에 그쳤지만, 2019년엔 26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시몬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을 1050억원 정도로 예상하는데 작년보다 17%가량 증가한 것이다. 시몬스페이가 전체 매출의 13% 정도로 예상된다.

시몬스는 300만~400만원대 프리미엄 침대가 주력이고, 특급 호텔에 납품되는 1000만원대 고가 제품 라인까지 갖췄다. 하지만 시몬스페이를 도입하면서 월 5만5000원 정도만 부담하면 200만원대 시몬스 침대를 살 수 있게 됐다. 침대의 구독경제다. 김성준 브랜드전략 총괄 상무는 "고객이 체감하는 부담은 줄이고 시몬스의 프리미엄 이미지는 그대로 가져가는 감성 마케팅이 통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서울 성수동에 철물점 콘셉트인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를 열고 150주년 기념 로고가 들어간 굿즈를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시몬스 측은 "무이자 할부라는 표현을 바꾸고, 침대 업체가 침대 없는 광고를 하는 것 모두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의 일환"이라며 "단순한 '인상' 차원이 아니라 '느낌' 차원에서 브랜드를 알리려는 노력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