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올해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29.5% 급감한 상황 속에서도 국내 내수 시장은 선전했다. 상반기 국산차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6%, 수입차 판매는 17.3% 늘었다. 자동차 업계가 꼽는 국내 시장 판매 증가의 가장 큰 배경은 내수 침체를 막기 위해 3월부터 적용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다. 하지만 70%였던 개별소비세 감면 폭은 하반기가 시작된 7월부터 30%(개별소비세율 1.5%→3.5%)로 줄어든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줄어든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에 따른 내수 감소를 다양한 신차 출시로 상쇄하려 하고 있다.

◇국산차는 SUV 공세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하반기 신차 전략 특징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세다. 현대차는 다음 달 신형 '투싼' 출시를 시작으로 '코나' 부분변경 모델과 제네시스 브랜드의 신차 'GV70' 등 신형 SUV를 연달아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투싼은 5년 만에 나오는 4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지난해 LA 오토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비전 T'의 디자인 요소를 대거 채택해 외관이 완전히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출시를 앞둔 GV70 역시 현대차의 고급 승용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선보이는 최초의 소형 SUV로 최근 경쟁이 가장 뜨거운 소형 SUV 시장을 노리고 있다.

작년 11월 미국 'LA 오토쇼'에서 최초 공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콘셉트카 '비전 T'를 소개 중인 이상엽 현대차 전무(왼쪽 사진).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신형 투싼은 비전 T의 디자인을 대거 채용했다. 오른쪽 사진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메르세데스-벤츠의‘GLB’(위)와 지난 5월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BMW 신형 5 시리즈(아래).

작년 출시한 소형 SUV '셀토스' 효과로 올해 상반기 SUV 판매량에서 형님 현대차(10만1309대)를 이긴 동생 기아차(12만2176대) 역시 SUV 라인업을 더욱 강화한다. 올해 하반기에 준중형 SUV '스포티지'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소형 SUV '스토닉' 부분변경 모델 출시도 계획 중이다. 당장 7월 말에는 '웅장한 부피감'을 콘셉트로 SUV를 연상케 하는 미니밴 '카니발' 완전변경 모델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 밖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SUV 명가' 쌍용자동차는 올 4분기 'G4 렉스턴'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해 SUV 시장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한편 르노삼성자동차는 오는 15일 중형 세단 'SM6'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완전 신차로 승부 보는 수입차 업계

국산차 업계가 기존 차량 모델의 완전변경이나 부분변경으로 신차를 냈다면, 수입차 업계는 그간 국내서 볼 수 없었던 신차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올 3분기 'GLB' 모델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작년 6월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데뷔한 GLB는 A클래스보단 크고 C클래스보단 작은 준중형 SUV지만, 그동안 소형차에서 볼 수 없었던 3열 좌석이 적용된 7인승 모델이 추가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일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e-트론'을 출시한 아우디코리아도 다음 신차로 고성능 쿠페형 SUV 'SQ8'을 하반기에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4.0L V8 트윈 터보 TDI 엔진을 탑재한 SQ8 TDI 모델은 최고 출력 435마력에 최대토크 91.8㎏·m라는 강력한 성능이 특징이다.

GM의 고급 승용차 브랜드 캐딜락도 지난 2일 고급 세단 'CT4'와 'CT5'를 국내에서 처음 공개하고 9월 본격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말에는 소형 SUV 'XT4'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 지프(Jeep)는 신형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를, 재규어랜드로버는 정통 오프로드(비포장도로) 전용 차량인 '올 뉴 디펜더'를 출시한다.

최근 국내에서 연이어 신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월드 프리미어)했던 BMW그룹 역시 이들 신차를 하반기에 모두 출시할 예정이다. BMW코리아는 지난 5월 인천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에서 신형 5시리즈와 6시리즈 차량에 대한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개최했고, 그룹 산하 소형차 브랜드 MINI 역시 지난달 2세대 '컨트리맨'의 부분변경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