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지난 5~6월 코로나 사태가 악화하며 사망자가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9일 알려졌다. 대외적으로는 '코로나 청정국'임을 주장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아 방역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치명적인 위기" "최대로 각성·경계" 등의 표현을 쓰며 '코로나 방역 강화'를 수차례 강조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날 "지난달 말 현재 북한의 코로나 사망자가 500명을 돌파했다"며 "격리 대상자가 누적 39만명에 달해 사망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북한에선 진단키트 부족으로 인해 경미한 의심증상만 보여도 무조건 격리조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5~6월 모내기 동원으로 학생·주민·군인들이 한데 모여 일하고, 6월 초 전국 학교들까지 개학하면서 코로나가 급속 확산됐다"고 전했다.

우리 군·정보 당국도 이 같은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첩보를 추가 수집·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달 4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담화를 시작으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3주 동안 파상적인 대남 공세를 퍼부은 것도 대북 제재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경제난에 내부 불만·동요가 심각해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식량난 가중으로 집에서 돼지를 기르는 가정이 급증하면서 돼지열병도 함께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당초 북한은 전국 초·중·고교 개학일을 지난달 1일로 잡았다가 사전 방역 검열에서 불합격 판정이 속출해 개학을 이틀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일부터 각급 학교에서 등교 수업이 시작됐으나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8월 방학을 7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시 개방했던 북·중 국경을 다시 봉쇄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말 코로나 유행 초기에 선제적으로 북·중 국경 봉쇄 조치를 취했다가 최근 들어 생필품 반입 등을 위해 봉쇄 조치를 일부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은 부분 개방했던 신의주 세관을 지난 6일 다시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북한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하자 봉쇄 조치를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지난 2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비상방역 강화를 지시한 영향"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지난 7일 "(코로나중앙비상방역) 지휘부에서는 국경과 영공, 영해를 완전히 봉쇄하고 국경과 해안 연선에 대한 봉쇄와 집중 감시를 더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평양에 체류하던 외국 외교관들이 최근 출국을 위해 전세기 이용을 요청했으나 코로나 유입을 우려한 북한 당국이 불허해 육로로 북한을 빠져나갔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코로나 확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코로나 사망자를 일반 급성폐렴 사망자로 분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도 양이 충분친 않지만 중국·러시아에서 진단키트를 들여오기 때문에 코로나 진단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사망해도 '급성폐렴 사망'으로 발표하고, 시신은 모두 화장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