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대전시 서구 관저동 한 교회 내 선별진료소에서 교회 관련자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대전시가 지난달 15일 이후 대전에 급격히 번진 코로나는 수도권 발(發) 전파인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코로나 확산의 원인은 주로 다단계 설명회이고, 서울에서 확진자 등과 접촉한 대전 51번·60번 확진자를 통해 집중적으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달 15일부터 7일까지 대전에서 발생한 확진자 97명 가운데 60명은 다단계 방문판매업소와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강혁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7일 "지난달 15일 이후 확진자들을 GPS(위성항법시스템), 카드 사용내역 등을 활용해 정밀 분석한 결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대전으로 코로나가 확산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지역 핵심 전파자는 지난달 16일 확진된 서구 거주 50대 여성인 대전51번 확진자이다. 대전시는 "이 여성이 방문판매 관련자로 서울·경기 일원에서 많은 사람을 접촉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지난달 6일 경기 광명에서 안산 24번 확진자과 28번 확진자를 만났다. 안산 24번 확진자 등은 이에 앞서 서울 관악구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 51번 확진자는 지난 6월 5일 서울 구로구 한영캐슬시티도 방문, 서울 1007번 확진자와 접촉했다. 서울 1007번 환자는 앞서 리치웨이중국동포 교회 쉼터를 찾았다고 한다. 대전 51번 환자는 지난달 10일 자가용을 타고 인천에 갔고, 11일에는 유성구 지족동 사무실과 유성구 궁동 미용실에도 갔다. 이 미용실에서 여러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어 12일 서울 일원, 13일에는 지인 차를 타고 충남 계룡시를 다녀왔다. 이어 14일 대전 47번 확진자가 목사로 있는 서구 갈마동 '꿈꾸는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15일에는 서울 강남역과 남양주 일원도 방문했다. 이어 지난달 16일 서구보건소에서 검사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 51번 확진자와 접촉한 수도권 주민이 확진되기도 했다. 경기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 거주 60대 여성과 30대 딸·사위 등 3명이 지난달 1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안산 60대 여성은 지난달 12일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에서 대전 51번 확진자와 접촉했다.

대전 코로나 집단감염 전파 경로.

대전시가 또 다른 핵심 전파자로 보는 이는 다단계 판매사무소를 운영하는 대전 60번 확진자다. 유성구 거주 50대 남성으로 서구 괴정동 오렌지타운 상가 2층 사무실 운영자다. 이 남성은 지난 5월 18~21일, 23일 서울 선릉역 근처 수지빌딩을 다녀왔다. 이곳에서는 코인 다다단계 판매 설명회가 열렸다. 이 곳에 갈때 대전 60번·62번 확진자, 계룡 3번 확진자와 같은 승용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11일부터 발열 등 증세가 나타났다. 증세가 있는 상태에서 사무실 등에서 접촉한 사람이 19명으로 알려졌다.

대전시가 수도권 발 전파의 또 다른 근거로 보는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 염기서열이 서울 이태원과 수도권 쿠팡물류센터, 수도권 개척교회, 대전 방문판매업소 관련 확진자가 동일한 ‘GH유형’이라는 점이다. 이는 6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했다. GH유형 바이러스는 초기 유행한 S형의 변이로 세포와 결합을 잘해 증식이 잘되고 전염력이 6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대전에서 확산된 코로나는 대부분 다단계 판매업과 관련이 있고, 수도권과 밀접히 연관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7일 대전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3명이 더 나왔다. 이에 따라 대전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44명이다. 142번 확진자는 유성구 덕명동 거주 50대 남성으로, 지역 건설회사 현장 소장으로 일한다. 방역당국 조사에서 건설 현장 근로자는 직접 대면하지 않고, 현장사무소 내 직원 2명만 접촉했다고 진술했다.

143번 확진자는 전날 확진된 서구 정림동 거주 50대 여성(대전 140번 확진자)의 30대 아들이다. 중구 세이백화점 4층 신사복 매장 직원으로, 이 확진자가 근무한 세이백화점은 이날 임시 휴장했다. 144번 확진자인 중구 문화동 거주 50대 남성은 지난 2일 기침 등 증상이 발현했다. 7일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나왔다.

당국은 감염원과 감염 경로가 나오지 않은 확진자를 상대로 심층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