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상에 조화를 보낸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최소한 개념은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연일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진 전 교수는 6일 페이스북에 "아무리 같은 패밀리라도, 대통령이라면 공과 사는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적으로 조의를 전하는 것이야 뭐라 할 수 없겠지만, 어떻게 성추행범에게 '대통령'이라는 공식 직함이 적힌 조화를 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조국에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그는 "공화국은 '공적 업무'라는 뜻"이라며 "공화국의 통치가 친노·친문 패밀리를 챙기는 '사적 업무'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자신이 왜 그게 문제인지 아예 이해를 못한 것 같다. 결국 철학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대통령은 제 식구가 아니라 국민을 챙겨야 한다"며 "대통령이 위로할 사람은 안희정이 아니라, 그에게 성추행을 당한 김지은씨"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지은씨가 '대통령 문재인'이라 적힌 그 조화를 보면, 마음이 어떻겠느냐"고 덧붙였다.

5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안희정 전 지사의 모친상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각각 보낸 조화가 놓여 있다.

진 전 교수는 7일 페이스북에 또 다시 "이거 뭐, 정치권에서 성범죄자에게 공식적으로 '힘내라'고 굳건한 남성연대를 표한 격"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진 교수는 "대통령 이하 여당 정치인들이 단체로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수출했나보다"고 적었다.

그는 "국회페미(국회 여성 근로자 페미니스트 모임)에서 성명을 냈다"며 "여성단체에서도 이들을 따라 줄줄이 성명을 내야 할 상황인데, 과연 성명이 나올지 확신을 갖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칭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성폭행범에게 직함 박아 조화를 보내는 나라. 과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