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비서관급 이상 대통령 참모 상당수가 2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2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법적으로 처분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이달 중으로 1주택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처분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고 밝혔다.

강경화(왼쪽)와 박영선.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공직자들이 솔선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다주택자의 자진 처분을 권고했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진뿐 아니라 정부 고위 공직자 전체를 살펴보면 상당수가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회원들이 1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다주택 보유 청와대 참모 즉시 교체와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오피스텔을 포함하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주택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은 2주택자다. 차관급 공직자 다수도 다주택자다.

홍남기 부총리는 경기 의왕시 소재 아파트와 세종시 소재 주상복합건물 분양권을 갖고 있다. 다만 세종시 건물 분양권은 전매 제한에 묶여 있어 내년 입주 때까지 팔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집 한 채만 남기고 팔겠다”고 선언했던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세종시 아파트 등 2주택을 여전히 갖고 있다.

부동산 정책을 관장하는 고위 공직자들 가운데도 여전히 다주택자가 많았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과 윤성원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도 강남 아파트를 가진 다주택자다.

정부 방침과 정반대로 오히려 1주택자에서 다주택자로 ‘진화’한 경우도 있다. 이상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2주택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서울 영등포구 아파트 분양권을 추가해 3주택자가 됐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은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갖고 있으나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를 공무원 특별분양받아 다주택자가 됐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윤 차관은 노모와 같이 살기 위해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으로, 노영민 실장이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권고하기 전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2주택자는 벗어났지만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경기 용인시 아파트를 4억2500만원에 팔았지만 재건축이 추진되는 서울 서초구 신반포 아파트는 그대로 뒀고 근처에 전세를 새로 얻었다.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은 세종시 아파트는 3억9800만원에 팔고 시가 16억원의 서울 용산구 아파트는 남겼다. 정무경 조달청장도 세종시의 아파트를 1억 4200만원에 팔았지만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26억 5000만원)는 여전히 보유 중이다.

드물지만 강남 아파트를 판 경우도 있다. 김희경 여성가족부 차관은 올해 초까지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과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를 차례로 매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서울 서초구와 송파구에 아파트를 각각 한 채씩 보유하고 있었지만 송파구 아파트를 매각하면서 1주택자가 됐다고 작년 신고했다. 반면 윤 총장과 최근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서울 광진구 아파트 외에도 여의도에 오피스텔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