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KBS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아침조회에서 양승동 KBS 사장이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는 모습.

양승동 KBS 사장이 향후 4년간 직원 1000여명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경영혁신안을 1일 공식 발표했다. 정년 퇴직 등으로 줄어드는 인력 자연 감소분 900명에 더해, 100명 이상 추가 감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양 사장은 오전 10시 열린 직원조회에서 “2023년까지 인건비 비중을 30%까지 낮추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년 적정한 신규 채용을 유지하면서 1000명을 줄이려면 상당한 수의 감원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양승동 사장은 “코로나사태로 인한 경기위축이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고, 올 하반기에 코로나 2차 대유행을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많아졌다”면서 “세 차례에 걸쳐 300억원에 달하는 긴축 방안을 시행 중이지만, 여전히 하반기에 1000억원 전후의 사업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해가 갈수록 사업 적자가 커지는 추세를 막을 수 없다”면서 “몇 년 후에도 KBS가 지속 가능할 수 있을지, 고용안정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 많은 직원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4년간 1000명 목표… 100명 이상 추가 감원해야”

양 사장은 이날 KBS의 경영혁신전략으로 ▲인건비 비중 축소 ▲불합리한 사내 제도 개선 ▲자회사 성장전략 ▲낡은 규제 해서 ▲수신료 현실화 등 다섯 가지 과제를 밝혔다.

경영혁신안에 따르면 KBS는 2023년까지 현재 35% 내외인 인건비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양 사장은 “KBS가 광고수입을 최대한 확보하더라도 현재의 사업 적자폭을 줄이기 어렵다”면서 “올해를 포함해 4년 동안 직원 1000명을 감원하겠다”고 했다.

KBS는 2023년까지 정년퇴직으로 자연감소하는 인원이 900여명 정도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양 사장은 “100명 정도 추가 감원하면 되겠다고 간단히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신규채용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적정한 신규채용을 유지하면서 4년간 1000명을 줄이려면 상당한 규모의 추가적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특별명예퇴직제도 등을 보완하고 직무재설계를 통해 올 하반기 인력을 재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성과 기반 급여보상체계를 만들어 성과급제와 인센티브제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양 사장은 “현재 방송법은 20년 전에 만들어져 급변하는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외부 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진해 KBS 유휴자산 활용의 돌파구를 열겠다”고 했다.

◇“임원 급여 20% 반납하겠다”

수신료 인상도 다시한 번 강조했다. 양 사장은 “KBS가 명실상부한 국가기간방송이자 공영방송이 되려면 수신료 재원이 전체 재원의 70% 이상은 되어야 하지만, 현재 45% 전후에 머물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 올 하반기 수신료 현실화 추진단을 출범시키겠다”고 했다.

위기 돌파를 위해 임원들의 급여도 일부 반납하기로 했다. 양 사장은 “고통 없는 혁신은 한낱 수사일 뿐이다. 이번 경영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전체 임원들은 급여의 20%를 반납하기로 결의했다”며 “경영진으로서 회사의 위기를 책임지고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오늘 오전 KBS노동조합이 "무능경영 책임져라" 등 피켓을 들고 항의하는 모습.

KBS노동조합은 이 같은 방안에 강력 반발했다. KBS노동조합은 이날 ‘인위적인 구조조정, 양승동은 각성하라’ ‘천억적자 천명감원 무능경영 책임져라’ 등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아무런 대안 없이 줄여보고 생각하자. 경영 위기만 넘기자는 무사안일주의가 팽배해있다”면서 “직원 한 명당 업무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고, 무엇보다 고용 유지의 불안감이 심화돼 우리 직장이 ‘지옥’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