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정○○, 뉴스도 많이 보고 토론도 잘 합니다(남학생)'.
'18살 장○○ 화장하는 걸 좋아해요(여학생)'

이달 초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청소년 금연광고를 두고 성적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잘못된 광고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8일 ‘담배는 노답(No答), 나는 노담(No담배)’ 광고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당시 공개된 포스터에서 남학생들은 ‘얼리어답터’ ‘토론을 잘한다’와 같은 소개를, 여학생에게는 ‘화장을 좋아한다’ ‘우리아빠는 딸바보’ 같은 설명을 붙였다.

보건복지부 금연 광고에 뷰튜버로 등장하는 여고생.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남학생은 토론왕이라는 콘셉트로 등장한다. “제가 시사에 관심이 많아서 뉴스도 자주 보고 토론도 잘 한다”고 소개한다. 반면 여고생은 “선생님은 아무 것도 안 해도 예쁘다고 하시지만 저는 메이크업하는 걸 좋아해요”라며 등장한다.

보건복지부 금연 광고에 토론왕으로 등장하는 남고생.

이같은 광고가 공개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판이 나왔다. 여학생은 한쪽에서 화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남학생은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기존 성관념을 고착화한다는 내용이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여학생은 화장하고 아빠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그리는 명백한 여성혐오”라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화장하는 것과 금연이 무슨 상관이냐’ ‘담배는 노답이라는 보건복지부 광고가 더 노답’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복지부는 이같은 광고 예산으로 약 2억원을 편성했다. 영상은 이달부터 8월까지 두달간 지상파, 케이블 채널 등을 통해 방송되고 포스터는 버스 정류장, 지하철 역에 붙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실제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찍은 것이지 성관념을 고착화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면서도 “앞으로 광고물을 제작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