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지역 초소의 모습.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사람도 보인다.

군 당국은 23일 북한군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대응 방안을 두고 고심했다. 맞대응을 하려면 확성기를 재설치해야 하는데, 성능이 좋은 고정식 확성기는 이미 상당수가 철거된 뒤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 내부에서는 고정식 대신 이동식 확성기만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얘기가 나왔다.

군 관계자는 "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거된 고정식 확성기는 당시 전방 지역의 다른 기기들에 비해 성능이 좋은 편에 속했다"며 "이에 따라 상당수가 전방 다른 지역의 대북 경고 방송용 등으로 재활용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군이 고정식 확성기를 다시 설치하려면 새로 구매 절차를 거치거나 다른 곳에 전용(轉用)된 옛 확성기를 다시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확성기를 구매하려면 입찰 과정을 거치는 등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이에 따라 군은 북한의 확성기 설치에 대한 '상응 대응'으로 이동식 확성기 활용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군은 이동식 확성기가 오히려 고정식보다 북한이 타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이동식 확성기가 기존 고정식보다 10㎞ 이상 더 먼 거리까지 음향을 보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는 "고정식 확성기 설치는 너무 티가 나기 때문에 꺼리는 것 아니냐"며 "이동식 확성기로 상응 대응을 했다고 면피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군은 기존 전방 지역 40여 확성기 중 절반가량의 설치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동·서·중부 전선 일대 20여곳에 확성기 시설을 재설치했다"며 "북한이 과거 40여곳에서 확성기를 가동했기 때문에 앞으로 20여곳에 더 설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재설치한 시설에서 대남 방송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 군에서는 확성기 방송이 대남 전단 살포와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군이 심리전을 본격 재개할 것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