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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보는 프로그램을 지향한다."

SBS 주말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를 연출한 이명우 PD가 제작발표회 당시 한 말. 이 PD의 말과는 달리 '편의점 샛별이'가 단 2회 만의 선정성과 부적절한 소재 및 연출 등의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아직 비판받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일각의 의견도 있지만, 다수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쉬이 꺾이지 않을 모양새다.

지난 19일 첫 방송된 '편의점 샛별이'는 첫 회부터 다수의 불편한 장면을 전파했다. 담배를 피우는 불량 청소년 샛별이(김유정)는 어수룩해 보이는 성인 최대현(지창욱)에게 담배 심부름을 요구한다. 이에 샛별이의 행동을 제지하는 장면 이후, 뜬금없는 두 사람의 입맞춤이 그려진다. 개연성은 제쳐두고 여고생과 성인 남성의 키스신은 그 자체로 불편함을 내포했다.

이 밖에도 여고생들이 노래방에서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카메라 워킹이 노골적으로 청소년들의 몸을 향하고, 오피스텔 성매매는 단순 유머로 소비됐다. 성인 웹툰 작가가 만화를 그리는 장면에서는 지나친 묘사가 그대로 전파되어 주말 저녁 가족들끼리 보기에 더없이 민망한 상황을 낳기도 했다.

방송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시청자 게시판에 이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까지 민원이 폭주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샛별이'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두고 있다. 웹툰은 19세 이하 관람 불가 등급. 때문에 웹툰이 드라마화되는 과정에서 이들이 고려했던 것은 소재의 다른 방향성과 '수위'였다.

주말 저녁 온 가족이 보는 드라마를 지향한다는 설명 또한 이를 의식한 대답이라 봐도 무관하다. 이 PD는 지난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원작에서 우려되는 지점과는 거리가 먼 드라마로 잘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앞선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기대와는 달리 우려했던 아쉬움을 남겼고, 대중들의 예민한 정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원작 웹툰과 다른 궤를 걷겠다는 연출자의 포부는 실망감만 낳은 상황이다.

논란 속에서 이제 스타트를 끊은 '편의점 샛별이'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잠재울 수 있을지, 혹은 뒤집을 수 있을지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편, SBS 주말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