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평양을 방문해 북한 주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북한이 한국이 어떻게 보이느냐에 따라 보복 조치의 강도와 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18일 보도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이날 '무맥무능한 남조선 당국자들에 의해 초래된 위기' 제목의 기사에서 "금후(이후) 조선의 연속적인 대적행동 조치의 강도와 결행 시기는 남조선 당국의 처신·처사 여부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어 "북남(남북) 합의보다 한미동맹이 우선이고 동맹의 힘이 평화를 가져온다는 맹신에 빠진 남조선 당국도 무분별한 언동을 일삼으면 보다 강경한 보복 조치를 유발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노동신문가 전날(17일) 일제히 "지금과 같은 예민한 국면에서 남조선당국의 파렴치하고 무분별한 태도와 대응은 우리의 보다 강경한 보복계획들을 유발시킬 것"이라고 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군은 전날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로 ①금강산·개성지구 부대 전개 ②비무장지대 민경초소 진출 ③서해전선 포병증강 및 전선 경계근무 격상 ④대남전단 살포 등을 예고했다.

북한은 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 성과물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지난 16일 폭파하게 된 이유를 한국에 돌리면서 대북전단 살포뿐 아니라 한미연합훈련까지 걸고넘어졌다. 신문은 "남쪽의 온갖 도발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고, 남측과의 일체 접촉 공간들을 완전 격폐하고 없애버리는 일을 시작했다"며 "작년 말에 조미(북미) 대화의 시한이 끝난 데 이어 북남 사이에서 모든 접촉공간이 격폐돼 대립이 격화돼도 조선이 가는 길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계속 감행되는 조건에서 단계적 대적사업 계획이 필연적으로 군사행동 계획으로 이행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미국은 8월에 하반기 연합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올 3월 연합지휘소연습(CPX)이 코로나로 연기된 상황에서 하반기 연합훈련은 제때 이뤄질지 미지수다.

미국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신문은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 담화를 언급하며 "지난 2년간 북미정상합의를 지키지 않고 남북관계 진전도 가로막았던 미국이 민족 내부 문제인 남북관계에 쓸데없이 끼어든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7일 공개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영상. 영상에는 폭발음과 함께 연락사무소가 회색 먼지 속에 자취를 감추고 바로 옆 15층 높이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전면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난 모습이 담겼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정부는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 전단 살포 규제 관련 조치를 변함없이 밀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최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하고 대남 군사행동을 예고하는 등 상황변경이 생김에 따라 대북전단 관련 정부 입장에도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북전단 살포를 막자고 하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물론 진전되는 상황을 고려할 수는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한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확인했다.

야권에선 “정부의 전단 금지 조치가 ‘김여정 하명’을 이행하는 꼴로 대북 정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이번 북한의 사무소 폭파 도발는 정부의 ‘대북 굴종 외교’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면서 “대북 굴종 외교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깎아먹고 향후 남북 관계를 ‘갑을(甲乙) 관계’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