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남부연합기의 사용을 금지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15일 성명을 통해 주한미군의 일터, 공공장소, 건물 외부에 남부연합기를 내거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의 옷에 착용하거나 차량에 부착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남부연합기는 미국 남북전쟁 당시인 1861년, 당시 노예제도를 지지한 남부 연합이 정부를 구성하며 처음 사용했다. 원래 남군 총사령관을 지낸 로버트 리 장군이 이끈 북버지니아 군이 사용하던 전투 깃발이다. 당시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연합한 남부 13개 주를 상징하는 13개 별이 그려져 있다.
이후 이 깃발은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주의, 백인우월주의를 나타내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최근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터지며 남부연합기 사용에 대한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남부연합기를) 지역 자긍심의 상징으로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미군 내 다른 많은 사람들은 그 깃발을 증오, 편협함, 반역, 인류애를 깎아내리는 상징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부연합기는 인종 차별 감정을 악화시키는 힘이 있다”며 “우리는 내부에 그런 분열을 지닐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미 해군과 해병대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마이클 길데이 미 해군 참모총장은 지난 9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모든 군 작전 시설과 공공장소에서 남부연합기 사용 금지를 선언했다. 미 해병대는 지난 5일 기지에 배치된 남부연합기 관련 전시물들을 모두 철거할 것이며, 옷과 포스터, 스티커, 머그컵 등을 포함해 모든 곳에서 남부연합기 이미지 사용이 금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