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확진자 수를 줄여서 발표했다는 의혹이 미국 등 서방 세계로부터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의 두 대학 연구진이 코로나의 발원지격인 후베이성 우한의 사망자 숫자가 중국 정부 집계보다 14배 많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맞는다면 우한 지역 코로나 사망자는 무려 3만6000명에 달한다.
미국 워싱턴대와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은 중국 정부의 자료와 소언론 보도, 소셜 미디어 등의 자료를 연구한 결과 이같이 추정했다고 호주 헤럴드선 등 외신들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논문은 아직 동료평가(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은 상태다.
외신에 따르면, 연구진은 우한 시내에서 화장장이 운영되는 빈도를 바탕으로 사망자 인원을 추정했다. 우한 시내에서는 화장장이 8곳 있다. 이곳은 평상시 하루에 4시간 가량 운영됐다. 오전에 화장의식을 치르는 중국인의 전통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이 안창이던 1월 25일부터 우한 당국은 장례식장 가동을 24시간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하루에 136구의 시신을 화장할 수 있던 가동 용량은 하루 816구로 증가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추산이다. 또 우한시가 2월 19일부터 타 지역에서 지원받은 화장로 40구와 지원 인력을 감안하면 최대 화장 가능 시신은 하루 2100구로 늘어난다.
또한 연구지는 2월 7일까지 우한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30만5000~127만명 사이가 나온 것으로 봤고, 사망자 수는 6800~7200명으로 추산했다. 이는 당시 중국 정부가 발표한 확진자 1만3600명, 사망자 545명과는 10배 넘는 차이가 난다.
연구진은 2월 초 기준 화장장 가동에 기반한 추산과 중국 정부 발표 수치가 크게 불일치하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당국의 공식 통계를 재평가해야 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이해하기 위한 모든 합리적이고 이용가능한 데이터를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사실상 중국 정부의 수치를 믿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 환자 집계에 대한 미국 학계의 의혹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은 우한 시내 병원 5곳의 주차장을 촬영한 위성사진과 중국 포털 바이두의 검색어 증가량을 근거로, 중국 내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 시점이 세계보건기구(WHO) 보고 시점보다 4개월 앞선 지난해 8월로 추정한바 있다. 이에 대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0일자 기사에서 “동료평가조차 거치지 않은 결함이 있는 보고서로, (코로나와 싸워) 이긴 중국에 진흙을 던지려는 미국의 얄팍한 술수”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