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차단한 데 대해 "우리는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남북 연락 채널 차단에 대한 미 행정부 입장을 묻는 말에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무부가 공식 논평에서 '실망했다'는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대남(對南)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은 언제나 남북 관계 진전을 지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 문제에서)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북한의 통신선 차단 조치에 대해 "한국의 경협(經協) 조치를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는 한미 동맹의 균열을 야기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VOA에 "북한이 한미 동맹을 시험하고 있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한미 동맹을 확인하지 않으면 북한이 한국에 계속 부당한 요구를 하고 한반도에 긴장 상태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이 김정은 정권에 이익이 되는 남북 경협에 참여한다면 통신 채널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큰 양보를 얻기 위해 (통신 채널을) 한국을 협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남북 통신선을 차단함으로써 배수의 진을 친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매체들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대규모 군중집회를 소개했다. 노동신문은 황해남도 신천박물관 앞에서 열린 여성동맹의 대남 항의 군중집회와 규탄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탈북자들을 찢어 죽여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10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