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나 시냇가의 돌 밑이나 물풀을 손으로 더듬어서 물고기를 잡는 것을 ‘더듬질’이라 한다. 울릉도에는 배를 타고 깊은 바다로 나가 더듬질로 꽁치를 잡는 독특한 전통 어법이 있었다. 재미 삼아 했던 것이 아니라 울릉도 사람들의 생업이었다.

4~5월이면 꽁치는 산란을 하기 위해 어김없이 포항 영일만을 지나 울릉도로 올라온다. 이곳은 모자반, 미역 등 해초들이 무성해 꽁치들이 알을 낳기 좋은 장소다. 꽁치가 올라오면 울릉도 사람들은 떼배를 타고 새끼줄에 끼운 모자반을 가지고 바다로 나갔다. 꽁치가 자주 나타나는 바다에 배를 멈추고 모자반을 띄워 놓고 두 손을 해초 사이에 넣고 기다린다. 잠시 후 꽁치들이 들어오면 잽싸게 잡아 배 위로 올린다. 꽁치는 해초에 몸을 비비면서 산란을 하는 특성이 있다. 이렇게 잡은 꽁치를 '울릉손꽁치'라 한다. 얼마나 꽁치가 많았으면 이렇게 잡을 수 있었을까. 1981년 6월 26일 자 대한뉴스 1338호 영상〈사진〉을 보면 잇달아 손으로 꽁치를 잡아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포항 구룡포 일대에서도 손으로 꽁치를 잡았다.

이렇게 잡은 신선한 꽁치로 '꽁치물회'와 '꽁치식해'를 만들었다. 염장을 한 꽁치젓갈은 김장할 때나 조미용으로 사용했다. 울릉도에는 지금도 꽁치젓갈을 담그는 집이 있고, 꽁치물회를 파는 식당도 몇 있다. 꽁치물회는 상하기 쉽고 비린내가 강해 산지가 아니면 맛보기 어렵다. 지금은 보관 시설이 좋아져 막 잡은 꽁치를 급랭했다가 물회 재료로 사용하는 전문식당들도 있다. 이 물회는 울릉도 뱃사람들이 손쉽게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한다. 꽁치는 또 다져서 된장 시래깃국에 넣거나(꽁치당구국) 경단을 만들어 떡국에 넣기도 했다. 울릉도 주민들에게 꽁치는 꼭 필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것이다.

울릉손꽁치는 국제슬로푸드생명다양성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맛의방주’에 등재되었다. 맛의방주는 '잊혀 가는 음식의 맛을 재발견하고 멸종 위기에 놓인 종자나 음식을 찾아 기록하고 널리 알리는 프로젝트다. 더 나아가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등재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