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대신 아몬드가루로 만든 빵을 사용해 길거리 토스트를 탄수화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키토제닉 토스트'로 재탄생시켰다.

삼겹살, 버터, 치즈 등 기름진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살도 빼고 건강도 챙긴다는 ‘키토제닉 식단(ketogenic diet)’.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상태를 키토시스(ketosis)라고 하는데, 여기서 키토제닉이라는 말이 나왔다.

키토시스 상태에서 섭취하는 지방은 모두 에너지로 쓰거나 배출하고, 모자라면 몸에 쌓인 체지방을 태워 보충하기 때문에 별다른 노력 없이도 자연스레 체지방이 줄어들게 된다는 게 이 식단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원리다.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저탄수화물·당질제한 식단도 기본적으로 탄수화물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키토제닉과 뿌리가 같지만, 키토제닉은 그 중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제한한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지만, 키토제닉 식단을 실천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실제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차치하고도 말이다. 밥이나 국수 등 탄수화물 전혀 없이 단백질과 지방만으로 한 끼를 챙기기란 오랫동안 식탁의 중심을 밥이 차지해온 한국인에게 특히 힘들다.

이 식단을 해보려는 이들에게 다행인 건, 2016년 MBC 다큐멘터리 ‘지방의 누명’이 방영된 이후 키토제닉 식단이 한국사회에 확실하게 뿌리 내리면서 다양한 한국형 키토제닉 먹거리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밥은 전혀 들어가지 않고 대신 가늘게 채 썬 달걀지단으로 가득 채운 서울 강남역 ‘보슬보슬’의 ‘키토 김밥’이 대표적이다. 키토제닉 밀키트(meal kit·손질한 음식 재료가 양념, 요리법과 함께 들어 있는 간편식의 일종)도 나왔다.

한국의 음식 전문가들이 내놓은 키토제닉 요리책도 다양해졌다. 음식연구가 겸 푸드스타일리스트 진주씨가 쓴 ‘진주의 해피 키토 키친’은 이 분야 베스트셀러다. 고추장, 불고기, 파전 등 한국사람 입에 맞는 한식 메뉴로 가득하다.

이 요리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음식 중 하나는 ‘길거리 토스트’. 키토제닉 식단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밀가루·전분이 들어가지 않고 빵을 어떻게 만드는가 했더니, 아몬드 가루로 대체했다. 서양에서 고급 디저트류의 경우 밀가루 대신 아몬드 가루를 사용하기에 머리로는 이해가 됐지만, 가슴에 와 닿지는 않았다. 그래서 직접 키토제닉 식(式) 토스트를 만들어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아몬드와 달걀, 버터, 베이킹파우더를 섞은 키토제닉 빵은 식빵과 똑 같지는 않지만 충분히 먹을 만했다. 밀가루로 만든 ‘진짜 식빵’처럼 폭신하지는 않지만 바삭한 식감은 괜찮았다. 달걀과자를 먹는 듯 하달까. 그냥 빵만 먹었을 때는 차이가 확연했지만, 프라이팬에 버터를 두르고 지져서 달걀부침개까지 넣어 토스트로 만들면 길에서 파는 토스트와 매우 흡사했다.

아몬드가 주는 고급스러운 감칠맛 덕분인지 오히려 더 고급스러운 맛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빵 만들기도 90초만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끝으로 간단하니, 그 동안 키토제닉을 해보고 싶었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키토 토스트 레시피를 아래 소개한다. 만드는 법은 동영상 참조.

키토 토스트

슬라이스 햄 20g, 슬라이스 치즈 1장, 달걀 1개, 채 썬 양배추·양파·당근 약간씩, 잘게 썬 대파 약간, 무설탕 케첩 1큰술, 버터 10g, 라드 1큰술, 소금 약간
빵 재료: 녹인 버터 20g, 아몬드 가루 20g, 달걀 1개, 베이킹파우더 1/2작은술

1. 밑면이 식빵 크기 정도 되는 내열 용기에 90초 빵의 재료인 녹인 버터, 아몬드 가루, 달걀, 베이킹파우더를 담고 숟가락으로 고루 섞는다.
2. 1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90초 돌린다.
3. 빵이 어느 정도 식으면 용기에서 깨낸다. 완전히 식으면 반으로 자른다.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이고 양면을 노릇하게 굽는다.
4. 달걀을 잘 풀어 채 썬 양배추·양파·당근과 잘게 썬 대파를 섞고 소금으로 간 한다. 라드를 녹인 프라이팬에 도톰하게 부친다.
5. 빵 한 쪽에 4의 달걀부침을 얹고 무설탕 케첩을 바른 뒤 슬라이스 치즈와 햄을 올리고 남은 빵 한 쪽으로 덮는다.

*출처=‘진주의 해피 키토 키친’(북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