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안티파(Antifa)에 대한 괴담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미 CNBC 방송이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안티파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번 흑인 시위의 배후로 지목한 극좌 성향 무정부주의자들이다.

방송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이나 넥스트도어 등 미국 내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안티파 수천명이 버스를 타고 백인 거주 지역으로 이동해 약탈을 하려 한다” “폭력 사태를 일으키고 자산을 파괴하려 한다” 같은 루머가 퍼지고 있다. 미국 아이다호주에서는 이미 안티파 회원들이 버스를 탔다는 소문까지 나왔다. 루머는 지난주 내내 돌았으며, 지역사회 기반 소셜미디어 채널 등에서도 퍼졌다.

방송이나 소셜미디어를 조작한 가짜 정보도 꾸준히 돌았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NBC 뉴스의 화면을 조작한 가짜 캡처 화면이 돌았다. 최근 트위터가 차단한 가짜 안티파 계정도 있었다. 회사 측은 이 계정이 백인 우월자 그룹 아이덴티티 유로파와 관련됐다고 밝혔다.

미 북서부 아이다호주에서는 아예 온라인 군벌을 자처하는 세력이 “안티파 회원들이 파예트 지역에서 폭동을 일으키려고 버스에 탑승했다”는 경고문을 올렸다. 파예트 카운티 보안관실은 2일 이 경고가 루머라고 페이스북에 공지했다. 아이다호에서는 “시애틀에서 안티파가 날아오고 있으니 총을 준비하고 문을 잠그라”는 루머도 돌았다. 중부 사우스다코타주에서도 안티파 회원들이 버스를 타고 몰려온다는 루머가 돌아 현지 경찰당국이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루럴오거나이징오알지의 매트 힐드레스 대표는 “지역 사회에 (안티파가 쳐들어온다는) 루머가 횡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가짜 정보는 미니애폴리스에서 봤던 (대규모 시위를) 상기시켜 지역사회에서 공포와 피해망상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