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여의도공원 근처 스타벅스 지점. 한 소비자가 커피 약 300잔을 구입한 뒤 커피 한 잔과 증정용 굿즈(goods·기획 상품)인 '서머 레디백' 가방 17개만 들고 가버리는 일이 일어났다. 스타벅스는 이날 남겨진 커피를 모두 폐기 처분했다.
스타벅스가 이벤트성으로 주는 사은품이 인기를 끌면서 본 상품인 커피를 억지로 구입하는 '왝더독(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들다)'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21일 음료 17잔(계절 음료 3잔 포함)을 마신 고객에게 7월 22일까지 서머 레디백 또는 서머 체어를 증정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서머 레디백은 여행용 캐리어 위에 얹을 수 있는 보조 캐리어고, 서머 체어는 낚시 의자처럼 생긴 휴대용 의자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7월까지 꾸준히 주 2회 정도 방문하는 소비자에게 증정품을 준다는 취지로 만든 이벤트"라고 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굿즈를 가장 싸게 받는 방법을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는 등 이상과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스타벅스 음료 중 제일 저렴한 3600원짜리 에스프레소 14잔에 6000원대 계절 음료 3잔을 구입하면 총 6만8700원에 가방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은품 인기가 치솟으면서 24일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서머 레디백 매물이 300개 넘게 올라왔다. 스타벅스 가방은 웃돈 1만~3만원이 붙은 8만~10만원대에 재판매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