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달 초 일본 전역에서 동시에 ‘5분 불꽃놀이’가 펼쳐질 예정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종식을 기원하는 의미다.

일본 3대 불꽃축제 중 하나인 쓰치우라 불꽃축제. 매년 10월 첫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일본 불꽃놀이협회 청년부의 최근 제안으로 전국에서 한꺼번에 불꽃을 쏘아 올리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46개 지역에서 약 130개의 불꽃 제작업체가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주최 측은 이례적으로 ‘관중 금지’ ‘5분 안에 불꽃놀이 끝내기’의 2가지 규칙을 세웠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이들은 사람들이 직접 가서 보진 못하는 대신 온라인 상으로 동영상을 통해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전용 홈페이지도 열었다.

일본에서 아이들이 불꽃놀이를 지켜보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를 기원한다’는 의미를 앞세웠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폭죽 재고가 남아돌고 제조 기술도 잇따라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이번 행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일본에선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이 불꽃놀이용 폭죽을 생산하는 최성수기인데, 올해는 6월 시즈오카에서 열리는 아베가와 불꽃놀이 축제와 7월의 도쿄 스미다강 불꽃놀이 등 대형 불꽃놀이 행사가 코로나 때문에 차례로 취소됐다.

과거 도쿄 스미다강에서 열린 불꽃놀이를 기록한 그림.

주최 측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일본에서 최초로 열린 불꽃놀이는 에도시대였던 1732년 도쿄 스미다강에서 열린 것으로, 당시 닥친 역병과 기근을 쫓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고 한다. 행사 관계자는 “역사적으로도 악한 역병을 몰아내는 의미로 불꽃놀이가 처음 시작된 만큼, 이번 행사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요미우리신문에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14일 도쿄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신규 감염자가 3월 중순 이전으로 줄었다며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 중 39곳의 긴급사태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21일쯤 전문가들과 함께 나머지 도쿄, 홋카이도, 오사카, 교토, 효고 등 8개 지역에 대한 긴급사태 해제 여부를 검토하고 이르면 이달 말 이들 지역의 긴급사태도 해제할 전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17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일본에서는 20일 기준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1만6367명에 달한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768명이 코로나로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