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정말 리얼돌이었을까.

서울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 2라운드 광주와 홈 경기서 성인용품 ‘리얼돌’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은 이날 관중석에 카드섹션과 함께 마네킹 관중을 배치해 큰 관심을 끌었다.

문제는 일명 '섹스돌'로 불리는 리얼돌과 생김새와 재질이 매우 흡사한 마네킹과 일부 마네킹이 들고 있는 2개의 피켓이었다. 이 피켓엔 리얼돌을 제작하는 업체명과 함께 리얼돌의 모델이 된 BJ의 실제 이름(샤X, 채X)까지 적혀 있었다. 논란은 국내 SNS나 커뮤니티는 물론 외신까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서울은 사과문을 통해 “이날 설치된 마네킹들은 재질이 실제 사람처럼 만들어졌지만, 우려하시는 성인용품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제품들이라고 처음부터 확인했다”며 업체에 대해서도 “의류나 패션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라고 소개를 받았고 성인용품이 아니라는 확인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구단 측은 “다만 해당 업체에서 BJ를 관리하는 다른 업체에 납품했던 마네킹을 되돌려받고 돌려받은 제품들을 경기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성인 제품과 관련이 있는 업체의 이름과 응원문구가 노출이 됐다”며 “이 부분에 세세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 정말 리얼돌이 배치됐나.

리얼돌 업체는 프로축구연맹에 마케팅을 경기장에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무관중으로 열리는 경기장에 대만 등 외국 사례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의도였다. 프로축구연맹은 서울에 제안했고 결국 실제 마네킹을 경기장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문제는 경기장 크기에 비해 마네킹 숫자가 부족했다. 결국 몇 가지 더 제공 받았다. 마네킹을 살폈을 때 특별히 이상한 것은 없었다. 그리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배치된 마네킹은 리얼돌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리얼돌이 되려면 몇 가지 더 필요하다.

▲ 리얼돌이라는 기준을 세우고 출발하는 것이 더 문제.

해당 마네킹 업체 대표는 “우리는 프리미엄 마네킹을 만드는 회사다. 오늘 경기 전에 리얼돌 걱정을 조심스럽게 했었다"며 "BJ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사로부터 10개의 샘플을 받았는데 2개의 피켓을 확인하지 못한 게 큰 실수였다. 불미스러운 사건이 나와 관계자 분들과 팬들에게 고개를 못 들 정도로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마네킹은 일반적으로 의류 디스플레이를 위해 제작된다. 그런데 첫 출발부터 리얼돌이라는 생각을 갖는다면 그 자체로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반인이 리얼돌에 대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기 때문이다. 리얼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마네킹을 보고 리얼돌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응원문구 자체도 큰 이상은 없다. 'FC서울 박주영 화이팅'이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영문로고가 쓰여 있다. 서울과 마네킹 업체가 준비한 것이 아니다. 부족한 마네킹을 제공한 업체에서 만든 플래카드다. 확인이 부족한 것은 문제지만, 리얼돌이라고 상상하기는 힘들다.

서울은 전반을 마친 뒤 마네킹을 철수했다. 문제를 파악하고 빨리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분명 시도는 좋았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또다른 피해가 나왔다. / 10bird@osen.co.kr

[사진] 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