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현 정의기억연대)가 기부금으로 매입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힐링센터) 고가 매입 논란과 관련,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전 정대협 대표)는 17일 “기존에 우리가 봤던 곳이나 사용 목적을 고려했을 때 비쌌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물론 지금 논란이 되듯 시세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는 있겠다고 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계속 활용할 것이었기 때문에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목적에 적합하고 예산 내에서 집행이 가능하냐가 중요했다”고 했다.

앞서 정대협은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부한 10억원 중 7억 5000만원으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의 토지 242평과 건물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로 매입했다. 이후에도 1억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하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로 꾸몄다. 하지만 국토부 공시에는 정의연이 이 쉼터를 지난달 23일 매입가와 인테리어 비용을 합친 가격의 반값 수준인 4억 2000만원에 매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었다.

윤 당선자는 쉼터 구입 경위에 대해선 당초 서울 마포구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근처에 힐링센터를 마련하려고 했지만 현대중공업이 지정 기부한 10억원으로는 애초 염두에 둔 곳은 물론 서울에서 마땅한 곳을 구매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적당한 곳을 구하기 위해 경기도에 안 가 본 곳이 없다. 경기 이천, 안양, 수원, 강화까지 갔다. 괜찮은 곳은 대부분 10억원이 넘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나와 당시 사정을 잘 알던 남편이 주변에 추천을 부탁하고 다니기도 했는데 이규민 안성신문 대표(더불어민주당 당선자)도 그중 하나였고 이 대표 소개로 김모씨를 만나서 주택을 구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실제 가 보니 (쉼터) 주변이 산이고 조용하고 집도 좋았다. 김씨가 자신과 부모가 함께 살기 위해 지은 집이라 벽돌과 벽지 등을 모두 좋은 재료로 튼튼하게 지어 건축비가 많이 들었다는 설명을 했고, 자재 등을 확인해 본 결과 사실이었다”며 “최초 그쪽에서 제시한 액수에서 더 깎아줄 수 있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부친이 쉼터 관리를 맡은 것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인건비를 제대로 책정해 정식 관리자를 뒀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정이 뻔한 시민단체 형편에 별다른 프로그램이 없는 곳에 인건비를 많이 쓸 순 없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정의연에 따르면 윤 전 대표의 부친에게 쉼터 관리비와 인건비 명목으로 총 7580만원이 지급됐다. 윤 전 대표의 부친은 2014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관리비와 인건비 명목으로 월 120만원을,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관리비 명목으로 월 50만원을 받았다. 정의연은 전날 “친인척을 관리인으로 지정한 점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윤 당선자는 그러면서도 “월 120만원이었는데, 액수를 봐도 알겠지만 사익을 챙기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는 점만 부디 알아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라면 힐링센터 방 하나를 거주용으로 쓰라고 했을 것인데 아버지였기 때문에 오히려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창고로 사용하던 컨테이너에서 머무시게 했다”며 “아버지에게는 못할 짓을 한 셈”이라고 했다.

윤 당선자는 쉼터가 당초 지어진 목적과 달리 사실상 펜션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펜션처럼 사용한 것은 아니다”며 “연대하는 시민단체 회원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했을 땐 허락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개소 이후 한동안은 할머니들과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할머니들과 청년들의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됐다”며 “하지만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가 발표됐고, 여기에 반대하는 싸움을 계속 이어가야 했다”며 “힐링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활동가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비워둘 수만은 없으니 ‘수요시위’ 등에 연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자체 프로그램을 진행할 땐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논의가 됐다”며 “평화를 위한 연대 강화 목적으로 힐링센터를 유지하고 싶었던 마음 때문이다. 다만 그 횟수가 많진 않았다”고 했다.

앞서 수원여성회는 2017년 9월 이곳에서 1박2일 수련회를 가졌으며, 지난해 8월에는 민중당 김은진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경기주권연대 출범식이 열렸다. 또한 한 포털 블로그에는 ‘안성 펜션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지어진 곳인데 행사로 종종 쓰이고 평소에는 펜션으로 쓰인다나 봐요”라는 글과 함께 이 쉼터 사진이 올라와 있다. 이 글에는 펜션의 위치를 묻는 댓글이 달렸는데 글쓴이가 윤 전 대표의 휴대전화 번호와 펜션의 주소를 답글로 달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연은 이에 대해 전날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었다.

윤 당선자는 “되돌아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도 “다만 30년 넘게 활동하면서 개인적 이익을 취하려 한 적은 없었다는 진심만큼에는 귀 기울여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그는 “희생만으로 모든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더 철저했어야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