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이 14일 이모(58)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 스타모빌리티의 실소유주는 지난달 23일 국내 도피 중에 체포된 김봉현(46·구속) 전 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 MBC 사장 출신인 이 대표에 대해선 "회사 경영보다는 김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창구 역할을 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돼 왔다. 법조계에선 "횡령 규모 확인에 집중하던 검찰이 칼끝을 로비 의혹 규명 쪽으로 돌리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 대표는 1990년 광주 MBC에 입사해 2017년 3월 사장을 지냈다. MBC 퇴사 후인 2018년 4월 김 전 회장의 권유로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가 같은 해 7월 대표로 취임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과 이 대표는 모두 광주 출신으로 10년 넘게 알고 지낸 가까운 사이"라며 "김 전 회장이 기자 출신인 이 대표의 풍부한 정·관계 인맥을 활용하기 위해 대관 업무를 맡긴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실제 이 대표는 2016년 김 전 회장에게 호남 운동권 출신으로 이번에 재선에 성공한 민주당 K의원을 소개했다. 김 전 회장은 해당 의원에게 고가의 맞춤 양복을 선물하기도 했다. K의원은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에 있는 이 대표의 자택에서 스타모빌리티 관련 서류와 컴퓨터 등을 확보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전 회장의 로비 정황들이 나온다면 이 대표가 연결고리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날 압수 수색도 그런 흔적을 찾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이 스타모빌리티 자금을 횡령·잠적하면서 둘의 관계는 어긋났다는 말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김 전 회장을 회삿돈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본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