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올해 영업이익이 8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기 대응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도요타가 큰 폭의 실적 악화를 예고하면서, 국내를 비롯한 세계 자동차 업계의 올해 실적 전망도 줄줄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도요타는 작년(작년 4월~올해 3월, 도요타는 3월 결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올해 4월~내년 3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9.6% 감소한 5000억엔(약 5조7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망은 세계 시장이 올해 4~6월을 저점으로 점차 회복,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에 걸쳐 전년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돼 시장 회복이 늦어진다면 전망치가 더 악화될 수 있다.
도요타는 작년 상반기에 매출·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만큼, 세계 자동차회사들 중에도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그동안 쌓아놓은 현금도 풍부해 ‘도요타 은행’이 불릴만큼 견고한 자금력을 과시해 왔다. 그런 도요타조차 최근 거래은행에 신용대출 한도 즉, 기업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1조엔(약 11조4000억원)까지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앞으로 닥칠 큰 위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놓겠다는 의도다.
한편 도요타가 올해 3월까지 반영된 작년 실적에선 꽤 선방했다는 평가다. 영업이익은 2조4428억엔(약 27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 감소에 그쳤다. 순이익은 2조761억엔(약 23조6000억원)으로 10.3% 증가했다. 세계 판매는 895만8000대로 전년보다 0.2%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로 세계 자동차 판매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년 대비 4월 판매가 이탈리아는 98%, 프랑스는 89% 감소했다. 미국은 53% 감소해 1980년 판매 집계 이래 최저치였다. 한국은 1분기 내수가 전년보다 6.1%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4월 수출이 36% 급감했다. 특히 5월 들어 10일까지의 자동차 수출은 무려 80.4%나 줄었다.
이미 주요 업체들의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억7700만유로(약 1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1% 급감했고, 2분기엔 영업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 포드도 2분기 50억달러(약 6조1300억원) 영업손실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