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개인이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지난 3월 18일 현대차그룹 본사 직원들이 쓰는 익명 채팅방에 의견이 올라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힘들어하는 재난취약계층을 돕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몇푼 안 되지만 나도 동참하고 싶다" "사회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식의 호응이 이어지며 기부 의사에 불이 붙었다.

사내 반응이 뜨거워지자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20일 사내에 사원증을 찍으면 급여공제 식으로 기부가 이뤄지는 무인 기부 단말기를 설치하고, 사회복지재단 ‘해피빈’과 연계한 모바일 기부 사이트를 마련했다. 임직원 개개인의 기부 행렬에 노동조합도 동참했다. 그렇게 모인 금액이 2억7900만원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기부 캠페인에 현대차 직원만 3만3000여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동참에 ‘매칭펀드’로 힘을 더했다. 회사 차원에서 모인 기부액만큼 기부금을 추가한 것이다.

현대·기아자동차 임직원들이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재난취약계층을 위해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모습

현대·기아차는 임직원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모은 기부금에 회사가 돈을 보태 5억5900만원을 사회구호재단 ‘세이브더칠드런’과 ‘희망친구 기아대책’에 전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50억원 규모의 기부와는 별개로, 직원들의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결과다. 3만3000명이 모으고 회사가 보태니 거액의 성금이 모인 것이다. 현대·기아차 임직원들이 이번처럼 자발적으로 나선 대규모 기부 캠페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달한 기부금은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독거노인, 조손 가정, 저소득 가정 어린이·청소년 같은 취약계층에게 ‘생활안전 키트’를 제공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생활 안전 키트’는 각종 식료품과 영양제, 손소독제, 소독용 티슈, 마스크 등 약 10만원 상당의 물품으로 구성된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제철 양재 본사 사옥 임직원들은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단체 헌혈 캠페인을 진행했다.

현대·기아차, 현대제철 양재동 본사 사옥 임직원들은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3일간 진행된 헌혈 캠페인에도 참여한 바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혈액 수급난 해소를 위해 진행된 헌혈 캠페인에 현대·기아차 임직원 3960명(현대차 1879명, 기아차 2081명)이 동참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헌혈 캠페인을 확대해 보다 많은 그룹사 임직원들이 헌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