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지난 2018년 12월 20일 한 사용자가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한 커피전문점에서 제로페이로 결제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서울시 제로페이가 시행된 20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한 커피전문점을 방문한 시민이 제로페이를 이용해 결제 하고 있다. 2018.12.20. photo@newsis.com

2018년 선보인 이후 실적이 저조해 ‘박원순의 관제페이’ 논란이 일던 제로페이가 코로나 특수를 타고 결제액이 급증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제로페이 지난달 하루 평균 결제액이 34억1000만원으로 작년 동월 대비 40배가 늘어났다고 11일 밝혔다. 가맹점 수도 도입 1년5개월 만인 지난 8일 50만개를 돌파했다.

중기부는 “코로나 여파로 언택트 소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서울시 등 지자체가 서울사랑상품권 같은 지역 화폐를 제로페이를 통해 발행하면서 최근 가맹점과 사용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이후 가맹점·결제액 폭증

가맹점 증가 추이를 보면 올해 1월 가맹점 신청 건수는 8500건에 불과했다. 2월에도 8900건 정도였다. 하지만 3월에 8만5000건으로 폭증했고, 4월 5만9000건이 접수됐다. 두 달 만에 14만4000건이 접수된 것이다.

사용처도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4월말 기준, 전국 48만5000곳 중 서울 외 가맹점은 26만여곳으로 55%를 기록했다. 도입 초반 70~80%에 달하던 서울 비중이 절반 아래까지 감소한 것이다.

결제액도 크게 증가했다. 작년 한 해 동안 767억원 결제됐던 것이, 올해 4월 한 달에만 1021억원 넘게 결제됐다.

서울시가 최대 20% 할인 판매한 서울사랑상품권과 중위소득 100% 이하 서울시민에게 지급한 최대 100만원(4인 가구)의 재난긴급생활비가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지난 3월부터 소비 진작 목적으로 서울 각 자치구에서 쓸 수 있는 서울사랑상품권을 최대 20% 할인(15% 할인, 5% 캐시백)해서 판매했다. 예컨대 10만원 상품권을 8만5000원 주고 사면 5000원은 쓰고 나면 돌려주는 것이다.

높은 할인율 덕분에 서울시가 발행한 1300억원어치가 17일 만에 매진됐다. 서울시는 이달 중 500억원어치를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세금으로 할인행사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처럼 사용처와 결제액수가 늘어나자 상인들도 ‘제로페이 결제됩니다’라는 안내문을 가게 앞에 거는 등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가맹점 정보를 교환하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긴급재난지원금도 제로페이로 써

정부가 전 국민에게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도 제로페이로 사용할 수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기를 신청하고, 비플제로페이 등 제로페이 앱과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모바일 서울사랑상품권으로 받으면 제로페이로 사용할 수 있다.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수령과 맞물려 서울시는 기존에 각 자치구에서만 쓸 수 있던 서울사랑상품권 사용범위를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 이전에는 동대문구 사랑상품권, 중구 사랑상품권 등 자치구별 상품권을 구입해 해당하는 자치구 안에서만 쓸 수 있었다.

서울시민이 아니더라도 온누리상품권 등 41개 지역사랑상품권을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발급 대상은 제로페이 홈페이지나 앱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