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모교(母校)인 경희대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경희대 출신 당선자는 7명(더불어시민당 포함)에 이른다. 문 대통령은 경희대 법대 72학번이고, 영부인 김정숙 여사도 음대(성악과) 74학번이다.
경희대 출신 중 4선에 성공한 김태년 의원은 민주당의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행정학과 83학번인 김 원내대표는 경희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상임운영위원을 지냈다. 김 원내대표는 현 정권 출범 후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는 등 친문(親文) 핵심으로 꼽힌다. 민주당 안에서는 그가 경희대 출신이란 점을 들어 "향후 당·청 관계가 한층 더 원만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선 반열에 오른 박홍근 의원도 문학과 88학번으로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이른바 '타다 금지법'의 밑그림을 그려 발의부터 통과까지 앞장섰다. 지금은 민주당 내 민생 현안을 챙기는 을지로위원장을 맡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국가정보원 출신 김병기 의원, 치과의사 출신 신동근 의원도 경희대 졸업생으로 21대 국회에서 원내(院內)의 한 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초선 당선자 중에선 경희대 동아시아어학과를 졸업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대표적이다. KBS 아나운서를 거쳐 현 정부 청와대 부대변인과 대변인을 차례로 지낸 고 당선자는 문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민주당 지도부가 꾸려지면 당 대변인을 맡아 '당의 얼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각에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경희대를 나왔다. 법조계에선 윤석열 검찰총장과 청와대 수사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경희대 법대 출신으로 문 대통령의 직속 후배다. 이 지검장은 여권이 가장 신임하는 검찰 인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