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 '싱글벙글쇼'의 새 DJ로 발탁됐던 방송인 정영진(45)이 첫 방송을 하기도 전에 하차했다. 정영진은 과거 발언이 여성 혐오 논란을 빚으며 "지상파 라디오 DJ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MBC 라디오본부는 8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싱글벙글쇼' 진행자로 내정한 정영진을 둘러싼 최근 여러 논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정영진을 진행자에서 제외하기로 이날 오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싱글벙글쇼'는 아나운서 허일후와 기존 후임자였던 가수 배기성이 임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영진과 최욱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매불쇼'는 8일 오후 2시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최욱은 "마음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다음주 화요일(12일) '메불쇼'는 원래대로 오후 2시 생방송으로 여러분을 찾아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상황이 많이 안 좋게 돌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정영진도 "다음주에 저희가 시간을 바꿀까 했었는데, 원래대로 여러분과 (오후) 2시에 직접 만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가 '싱글벙글쇼'의 진행을 맡게 되면서 '메불쇼'의 방송 시간을 바꿀 예정이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정영진이 '싱글벙글쇼' DJ로 발탁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 6일이다. MBC는 2020년 봄 개편을 맞아 11일부터 정영진이 그룹 캔의 배기성과 함께 '싱글벙글쇼'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33년간 '싱글벙글쇼'를 함께 이끌어온 강석·김혜영이 DJ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했다.
이후 정영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과거 부적절한 발언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정영진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EBS 1TV '까칠남녀'에 고정출연했다. 그는 "데이트 비용 안 내는 여성의 태도는 매춘" "여자의 적은 여자" 등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여성혐오 논란을 빚었다.
몰카(몰래카메라) 관련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억압할수록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다"고 했다. 성적 콘텐츠가 막혀있는 것이 문제라며 합법적 포르노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떳떳하게 볼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몰래 보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이다. 애초에 몰카를 보고 싶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최욱은 이와 관련해 이날 메불쇼 방송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정영진씨의 발언은 어디 음습한 뒷골목에서 한 얘기가 아니다. 생방송 토론에서 있었던 얘기도 아니다"라며 "편집이 가능한 EBS 방송에서 했던 얘기인데, 그것을 담아내지 못한다면 방송사를 탓해야 한다"고 했다.
최욱은 "저는 특수관계인이기 때문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고 도움도 안 된다"며 "감정이라는 것은 매우 편파적이고 편향적이다. 그런 차원에서 짧게 한 마디만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