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리 정부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연간 13억달러(약 1조5931억원) 규모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2019년 한국 측 분담금(1조389억원) 대비 53.3% 인상된 수치다. 미 정부 일각에선 방위비 분담금과 연계해 주한 미군 감축 카드를 검토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는 이날 본지에 "미국은 코로나 사태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13억달러 요청은 나쁜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당초 50억달러를 얘기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13억달러로 액수를 조정했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 측은 현재 방위비를 매년 인상해 5년 뒤엔 연간 13억달러 수준이 될 수 있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은 당장 올해부터 13억달러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미 정부 관리는 "한국이 (13억달러보다) 돈을 덜 내게 되면 주한 미군 감축을 고려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한국 박한기 합참의장에게 전했다"고 했다. 하지만 박한기 합참의장은 본지 통화에서 "그런 통보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