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예쁜 아기 베개를 미리 사두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아기에게는 베개를 사용하지 않는 게 육아의 기본 원칙이다. 아기는 머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목 근육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코나 입이 막혀서 숨이 막힐 수도 있다. 적어도 돌까지는 베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린 아기들은 어른에 비해 머리 크기가 몸통보다 크다. 상대적으로 큰 머리 때문에 어린 아기에게 베개를 사용하면 목이 더 많이 꺾이게 되어 아기가 불편하고 척추가 휠 수도 있다. 아주 낮은 베개나 수건을 깔아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폭신한 베개는 영아 돌연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금물이다. 머리가 눌리는 것을 막는답시고 짱구 베개(가운데가 움푹 파인 모양의 신생아용 베개)를 사용하는 것도 권장하지 않는다.

머리 눌리는 것은 신생아 때부터 잘 때 머리를 한쪽으로 눌리지 않게 해주고 깨어 있을 때 수시로 엎어서 놀게 해주면 막을 수 있다.

베개는 아기 침대에서 아이들이 자는 침대로 바꾸어줄 때인 돌과 두 돌 사이쯤 사용하기 시작하는 게 좋다. 이때도 주의할 점이 있다. 가능하면 얇고 푹신하지 않는 베개를 사용해야 한다. 씻을 수 있고 말리기 쉬운 것을 사용하고 가능하면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지 않는 재료로 만들어진 것으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일 아기가 특정 베개에 약간씩 집착을 보이는 경우 빨리 같은 베개를 하나 더 구입해두는 것이 좋다. 번갈아 가면서 세탁하려면 2개는 있어야 한다. 여태껏 베개를 잘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아기가 돌이 지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사용을 중단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