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한국 사무소에는 지난 한 달간 한국의 코로나 대응법을 묻는 문의가 세계 수십 국에서 빗발쳤다고 한다. 한국산 진단 키트, '드라이빙 스루' 코로나 검사에서부터 기업들의 코로나 대처법, IT를 활용한 코로나 앱까지 온갖 궁금증에 밤낮없이 응답하고 설명해 주느라 본업도 제쳐놓아야 할 정도였다.

▶미국 최대 스포츠 채널 ESPN이 엊그제 개막한 우리나라 프로야구 리그를 처음으로 미국 전역에 생중계했다. 하루 한 경기씩, 주 6회 중계한다. 미국 야구팬들에게 최대 관심사는 메이저 리그이지만 창궐한 코로나 때문에 미국서는 언제 경기가 열릴지 기약이 없다. 그 덕을 한국 프로야구가 봤다. ESPN 홈페이지에는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처음 열리는 주요 프로야구 리그"라는 설명과 함께 한국 사회의 코로나 대응 기사가 떠있다.

▶5일 자 일본 닛케이신문 1면에 '아날로그 일본, 멀어지는 출구'라는 제목의 과학기술부장 칼럼이 실렸다. 이 칼럼은 "빨리 감염을 틀어막은 대만과 한국의 성공 요인에는 빅데이터와 스마트폰의 적극적인 활용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보건소 직원이 전화 등으로 환자에게 물어보는 일본 대책은 아날로그"라고 했다. 20세기 일본의 성장을 떠받쳤던 행정 시스템이 21세기 디지털 전환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외국 나가면 "중국인이냐, 일본인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다. 질주하는 중국, 일찌감치 선진국이 된 일본 사이에 한국은 낀 신세였다. 경제만 그런 게 아니고 국가 이미지도 밀렸다. 코로나 이후 이런 동북아 3국의 이미지가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한다. 지한파 프랑스 지식인 기 소르망은 어제 유튜브 인터뷰에서 "그간 한국에 대해 '휴대폰이나 대형 선박을 잘 만드네' '젊은이를 위한 음악이나 영화가 좋네' 같은 단편적 이미지만 있었는데 (코로나를 계기로) 갑자기 이 모든 것이 결합돼 총체적인 이미지가 형성되고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수출 제품에 태극기 붙여달라는 해외 바이어까지 늘고 있다 한다. 한국산 진단 키트가 각광받고 의료 선진국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브랜드 가치가 덩달아 높아진 덕분이다.

▶1997년 외환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등 10년마다 찾아온 위기는 한국 경제에 '위장된 축복'이기도 했다. 고통스럽지만 위기를 발판 삼아 국가는 한 단계씩 도약했다. 이번 코로나 쇼크도 기회가 될 수 있고, 꼭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