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 출신 조직폭력배(조폭)로 유명했던 위대한(34)씨와 이종격투기 헤비급 챔피언 명현만(36)의 스파링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1일 한 유튜브 채널에는 15분짜리 위씨와 명현만 간 스파링 영상이 올라왔다. 스파링은 링이나 케이지가 아닌 일반 체육관 매트 위에서 복싱 글러브를 착용한 채 복싱 룰로 4라운드에 걸쳐 진행됐다. 치열한 난타전은 없었다. 명현만은 가벼운 잽과 스트레이트 위주의 주로 방어적인 태도로 위씨를 상대했다. 위씨가 한차례 휘청이며 땅을 짚는 순간이 있었다. 스파링 후 서로 포옹을 하는 장면으로 영상은 끝난다.
위씨는 고등학교 시절 시속 140㎞ 중반대의 강속구를 던지는 지역 야구 명문고의 에이스로 이름을 떨치며 한때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관심을 보일 정도였지만, 고교 1학년때의 범죄 행각이 끝내 발목을 잡아 유니폼을 벗었고, 2011년 조폭의 일원으로 경찰에 검거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에도 그는 부산 일대에서 각종 범죄 행각을 여러 차례 저질러 교도소를 드나들었다. 그러다 수감중이던 2016년 12월쯤 조직폭력단에서 탈퇴했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판사에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폭 생활을 청산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렇게 잊혀지는 듯했던 위씨가 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기시작했다. 이번엔 그의 출중한 ‘싸움실력’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위씨는 학창시절부터 부산 지역 최고 싸움꾼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는데, 유튜브 확산과 맞물려 그 싸움실력이 네티즌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최근 수개월사이에는 부산 일대를 중심으로 위씨를 ‘부산 대장’으로 부르는 일종의 온라인 팬층까지 생겨났다. 격투기 인터넷 동호회 카페에서는 “위대한과 ×××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등의 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그러던 상황에서 지난달 22일, 입식격투기 맥스(MAX) FC 헤비급 챔피언인 명현만이 자신의 공식 유튜브에 출연해 “부산대장 위대한씨가 제게 전화로 갑자기 ‘맞짱’을 신청했다”며 “한편으로는 그런 전화를 한 것이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만약 위대한씨가 스파링에서 3라운드를 버텨내면, 해외 메이저 단체 시합으로 예정되어 있는 내 경기 개런티 모두를 그에게 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성사될 것 같았던 두 사람의 ‘공식 경기’는 갑자기 취소됐다. 위씨의 돌발행동 때문이었다. 위씨는 23일 유튜브에 출연해 “내가 1라운드에서 지면 내 손가락을 자르겠다. 하지만 1라운드를 버티면 명현만과 명현만 딸의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발언했다. 그러자 명현만이 소속된 격투기 단체인 맥스FC는 “납득 불가능한 선을 넘은 도발”이라며 지난달 24일 경기를 취소했다.
이번 영상은 이런 논란 끝에 올라왔다. 양측이 합의 하에 가벼운 스파링을 치른 것이다.
위씨는 ‘특급 고교 투수’였다. 중학 시절부터 시속 140km에 가까운 공을 던져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집중 관찰 대상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과거 둔기로 행인 뒷목을 때려 기절시킨뒤 돈을 빼앗는 이른바 ‘퍽치기’ 사건을 수차례 저질러 법정에 서고, 소년원까지 갔지만 판사가 “야구 선수가 되어 사회에 진 빚을 갚으라”며 선처해줬다.
이후 야구에만 전념한 위씨는 마침내 2007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상위 라운드에서 SK와이번스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그의 가능성을 높이산 김성근 전 감독의 선택이었다. 프로선수가 된 뒤 위씨는 3주 만에 몸무게를 85㎏까지 감량했고, 구속도 150㎞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그는 끝내 프로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시즌 개막을 한 달 앞두고 그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면서, 어두운 과거가 인터넷을 타고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지난날의 잘못으로 우리 팬들에게 실망을 주었다면, 이제는 야구도 잘하고 팬들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인간이 되고 싶다’고 적어 올렸지만, 비난은 이어졌다.
결국 그는 구단에 유니폼을 반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