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연·유독성 자재를 사용하거나 안전 대책 소홀로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낳은 인재(人災)성 대형 화재 참사는 1990년대 후반부터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번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처럼 우레탄폼을 자재로 사용한 경우다. 다수의 사상자를 낸 2013년 서울 구로구 복합건물 공사장 화재, 2016년 서울 강서구 오피스텔 공사장 화재는 모두 단열재인 우레탄폼에서 불이 붙으면서 시작됐다. 27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8년 부산 냉동창고의 발화 원인이기도 했던 우레탄폼 문제가 20년이 지난 뒤에도 되풀이된 것이다.

유치원생 등 23명이 희생된 경기도 화성 씨랜드 수련원 화재(1999년 6월), 청소년 등 56명이 숨진 인천 호프집 화재(1999년 10월) 등 1990년대 후반에 비극적 참사가 잇따르면서 화재 예방과 안전 대책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졌지만 인화·유독성 물질 사용은 근절되지 않았다. 192명이 희생된 2003년 2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원인은 방화였지만, 열차 내 각종 가연성 소재가 유독가스를 뿜어내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과거 어느 정권보다도 국민 안전을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수십명이 사망한 대형 화재가 잊을 만하면 반복되고 있다. 2017년 12월에는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우나를 이용하던 여성 등 29명이 희생됐다. 화재 탐지 장비와 스프링클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비상구가 창고로 이용되는 등 부실투성이의 건물 안전관리가 인명 피해를 키웠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47명이 사망한 2018년 1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역시 불법 증축으로 대피로가 확보되지 못하면서 사망자가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