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시작된 ‘명화 패러디’ 열풍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맞아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집에서 찾을 수 있는 물건, 사람, 애완동물 등을 자유롭게 사용해 유명한 예술 작품을 재현하는 것인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집 밖에 나갈 수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다.
미 코네티컷주(州) 뉴헤이븐에 사는 한 여성은 자기 아들이 어지른 방을 보고 화를 내기 전에, 예술적 영감을 받았다. 아들의 빨간 기타와 심벌즈 등을 이리저리 배치해 러시아 화가인 바실리 칸딘스키의 추상화 작품을 위트있게 재현했다. 냄비 안에 들어 있는 닭발 두개로 이탈리아 화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바티칸 시국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린 ‘아담의 창조’를 재현한 사람도 있다.
처음엔 친구들끼리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점점 커졌다. 페이스북 그룹 ‘이자이잘랴찌야(러시아어로 ‘시각 예술’과 ‘격리’를 결합한 단어)’를 처음 개설한 카테리나 브루드나야 췰리지노바(38)씨는 “매일 올라오는 (코로나 관련) 음울한 뉴스에서 눈길을 돌리기 위해 시작했다”며 “텅 빈 거리보다 우리 집과 인터넷이 이제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그가 이 그룹을 개설한 3월 30일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시 당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1300만 명 시민들에게 외출 금지령을 내린 날이다. 그룹 가입자는 한달도 안돼 55만 명 이상이 됐다. 하루에만 기발한 게시물이 1000개 이상씩 올라온다. 가입자는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게시물은 대부분 러시아어지만, 영미권 사용자들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또다른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에서도 미술 팬들의 재치 있는 패러디가 이어지고 있다. 네덜란드 사용자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투센 쿤스트와 자가격리(Tussen Kunst & Quarantaine)’은 집에 있는 3가지 물건만으로 좋아하는 작품을 재현하도록 규칙을 정했다. 이른바 ‘쓸고퀄(쓸데없이 고퀄리티)’ 패러디 작품이 지금까지 540여 개가 올라왔고, 전 세계 24만5000명이 이 계정을 팔로우(구독)한다.
다음은 전 세계 사람들이 명화 작품들을 패러디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