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가 24일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1768명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작년보다 4.6%나 증가해 합격자 수가 과하다”며 “현실을 도외시한 법무부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법학전문대학원은 다양한 학문적·사회적 배경을 지닌 이들에게 법률 교육을 함으로써, 다양하고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도입됐다”며 “하지만 송무 이외의 분야에 대한 교육은 전혀 없는데도 로스쿨 제도의 개선 없이 합격자 수만 늘려 국민과 변호사에게 부담만 가중시켰다”고 했다.
이어 “급격한 합격자 수 증가로 대한변호사협회가 주관하는 합격자 연수도 올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며 “정부 예산 및 교육 장소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합격자 연수는 파행을 가져올 뿐이다”고 했다.
한국법제연구원이 지난해 로스쿨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일반 국민 4444명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9.5%였다.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6.8%에 그쳤다. 가장 필요한 제도 개선점은 ‘로스쿨 입학 기준 강화(23.3%)’, ‘변호사 시험 합격 기준 강화(23.1%)’, ‘실무 능력 양성(16.0%)’ 순으로 조사됐다.
협회는 “앞으로 법학전문대학원 평가특별위원회를 출범해 25개 로스쿨의 순위를 수치화해 공개할 것”이라며 “법무부도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증가시키는 데 사활을 걸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로스쿨 평가 및 개선을 이뤄내라”고 했다.
이날 법무부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변시 관리위)는 올해 합격자를 지난해보다 77명 늘어난 1768명으로 정했다.
변시 관리위에 따르면 이번 합격인원 결정은 '입학정원 대비 75%(1500명) 이상'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변호사시험 심의는 기존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수, 합격률, 법학전문 대학원 도입취지, 응시인원 증감, 법조인 수급상황, 학사관리 현황 및 채점결과에 더해 소위원회에서 제시한 인구 및 경제 규모 변화, 해외 주요국의 법조인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졌다.
앞서 올해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변호사 업계는 신규 변호사 수를 1500명으로 유지하라고 주장하며 로스쿨 측과 마찰을 빚었다. 로스쿨 측은 신규 변호사 수가 응시자의 60%인 1990명선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