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를 세운 주몽은 신궁(神弓)의 피를 타고났다. 신묘한 활 솜씨에 대한 기록이 '삼국사기'에 전한다. "나이 일곱 살에 스스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쏘았는데 백발백중이었다. 부여 속어에 활 잘 쏘는 것을 주몽(朱蒙)이라 했으니 이것으로 이름을 삼았다"고 했다. 해상왕 장보고의 원래 이름은 궁복(弓福). 활을 잘 쏘는 사람이란 뜻이다. 어릴 때부터 활쏘기에 능하고 무예에 뛰어났다고 전한다.
우리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맥을 이어 온 '활쏘기'가 국가가 관리하는 무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한국 고유의 특성을 지닌 '활쏘기'를 국가무형문화재 새 종목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20일 밝혔다.
활쏘기는 무용총 '수렵도' 등 고구려 고분 벽화에 그려졌고, 중국 역사서 '삼국지' 위지 동이전을 비롯해 고대 문헌에도 기록되는 등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 활·화살, 활터 같은 유형 자산이 풍부하게 남아 있고, 활·화살의 제작 기법이 전승됐으며, 우리 무예 역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지정 가치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
지정 명칭을 '활쏘기'로 한 것은 고려·조선시대 문헌에서 확인된 순우리말이기 때문이다. 1928년 전국체육대회 종목으로 채택된 활쏘기는 뽕나무·뿔·소 힘줄·민어 부레풀을 이용해 만든 활과, 촉이 버드나무 잎처럼 생긴 화살을 이용해서 한다. 다만 지금도 전국 각지 활터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란 점에서 아리랑, 씨름, 김치 담그기처럼 특정 보유자나 보유 단체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