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 야구의 매력에 대해 물으면 입을 모아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이라 답한다. 올해 3년차인 한화의 제러드 호잉은 “이젠 응원가를 듣지 않으면 서운할 정도다. 노래가 들려야 타석에 들어설 때 힘이 난다”고 했고, 두산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어느 구장에서나 내 이름을 외쳐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팬들이 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응원을 리드하며 팬들과 함께 열광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이들은 바로 10개 구단의 응원단장들이다. 코로나 사태로 ‘야구의 봄’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이들은 다시 돌아올 새 시즌을 힘차게 준비하고 있다.
일단은 무관중 개막이 유력하다. 그래도 몇몇 구단은 관중 없이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를 중심으로 장내 응원을 진행하려는 계획이다. 그 어느 때보다 우여곡절이 많은 2020시즌,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응원단장들에게 애착을 가지는 응원가와 이번 시즌 새 응원가에 대한 계획 등을 물었다.
한재권 두산 응원단장
"프로스포츠 응원단 모임인 치어킹코리아 대표도 맡고 있다. 이번 시즌엔 코로나 극복을 위한 공동 응원도 펼치려 한다. 두산의 새 응원가는 준비 중이라 아직 밝히긴 어렵다."
김정석 키움 응원단장
"슈가맨에서 원곡(Eat you up, 한국에선 양혜승이 '화려한 싱글'로 리메이크)이 나왔는데 김하성 응원가로 기억해주신 분이 있어 보람이 있었다. 올 시즌 최고 루키 박주홍 선수 응원가를 기대해도 좋다."
정영석 SK 응원단장
"1년차 때 만든 '투혼의 와이번스'란 응원가를 지금도 좋아해 주셔서 힘이 난다. 팬들이 크게 불러주시고, 즐거워하는 응원가가 최고의 응원가라 생각한다. 새 식구 윤석민과 채태인의 응원가를 주목해 달라."
김정석 LG 응원단장
"응원가를 만들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는다. 팬들이 좋아하는 응원가를 계속 만들 수 있게 노력하겠다. 외국인 타자 라모스의 새 응원가가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범형 NC 응원단장
"베탄코트 응원가는 내가 생각해도 참 잘 만든 것 같은데 노래만 남기고 떠나가 버렸다. 올해는 나성범의 새 응원가가 나온다. 아우라(정승운)라는 가수의 곡인데 편곡을 거쳐 멋진 노래가 탄생했다."
김주일 KT 응원단장
"KT의 안타송은 다른 팀 팬들도 좋아해 주셔서 보람이 있다. 박경수 응원가는 내가 만들어도 잘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올해 강백호의 새 응원가가 나올 예정이다. 대중성 있는 노래로 바꿨으니 기대해도 좋다."
서한국 KIA 응원단장
"팬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만든 박찬호 응원가가 맘에 든다. 새 응원가들은 구단과 이벤트회사가 함께 어우러져 작업했다. KIA의 열혈 연예인 팬들도 많은 도움을 줬다. 우승으로 가는 응원가가 됐으면 좋겠다."
김상헌 삼성 응원단장
"중독성이 강한 이학주, 멜로디가 좋은 이원석, 관중들이 좋아하는 김헌곤 응원가가 마음에 든다. 이번 시즌엔 새로운 외국인 타자 살라디노 응원가를 주목해 달라. 유쾌하며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로 작업했다."
홍창화 한화 응원단장
"정근우 응원가(인디애나 존스)와 최진행 응원가(Marry you)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올해는 김태균의 새 응원가를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 전설의 응원가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웅장하게 만들었다."
조지훈 롯데 응원단장
"강민호와 조성환의 롯데 시절 응원가는 팬들이 지금도 많이 좋아해 주신다. 다른 팀 팬들에게도 화제가 됐던 곡들이다. 올해는 마차도와 안치홍, 지성준 응원가를 열심히 준비했으니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이들이 뽑은 KBO 전설의 응원가는 무엇일까. 투표 결과 공동 1위가 나왔다.
롯데 강민호
롯데의 강민호 (강민호!) 롯데의 강민호 (민호민호!) 오오오오~ 오오오오~
원곡: Rivers of Babylon (Boney M)
한줄 평: 나왔다 하면 '떼창'으로 사직을 가득 채운 불멸의 명곡.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할 때 더는 이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아쉬움에 한숨 쉰 팬들이 많았음.
KIA 이종범
이종범~ 이종범~ 안타~ 이종범! 이종범~ 이종범~ 안타~ 이종범!
원곡: 드보르작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한줄 평: 교향곡이 원곡으로 웅장함을 넘어 종교 집회 느낌까지 불러오게 하는 전율의 응원가.
반주 없이도 무한 떼창 가능. 중독성과 임팩트 등 모든 것을 갖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