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충격으로 미국에서 4주 동안 실업자 2200만명이 발생했다. 서울 인구 두 배만큼의 일자리가 미국에서 사라진 셈이다. 4주 기준 이전 기록(1982년 270만명)의 8배가 넘는 수준이다.
16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둘째 주(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24만5000건을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경제활동 중단으로 3월 셋째 주부터 3주 사이에 약 17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는데 4월에도 '실업 쓰나미'가 이어졌다. 미시간대 대닐 매넨코프 교수는 "경제가 부분적으로라도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는 5월 중순까지 실업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일자리뿐 아니라 다른 경제지표들도 크게 악화됐다. 15일 미 상무부는 3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8.7% 감소했다고 밝혔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2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의류 판매가 전월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고, 자동차나 가구, 전자제품, 식당이나 바(bar) 등에서의 소비도 두 자릿수 하락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급감하면서 경제학자들은 2분기 GDP가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 지표 역시 급격히 악화했다. 미국의 3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5.4% 감소했다. 2차 대전 직후인 1946년 1월 이후 7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산업생산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6.3% 줄었다. 코로나 피해가 가장 극심한 뉴욕의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사상 최저치인 -78.2로 폭락했다. 금융 위기를 겪었던 2009년 2월의 종전 최저치(-34.3)를 크게 밑돌았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베이지북(경기 동향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지역이 수개월 동안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