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이 전설적인 투수 그렉 매덕스의 일화들을 소개했다.
MLB.com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매덕스의 54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매덕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선수다. 구속보다는 무브먼트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였기 때문에 매덕스를 과소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아래 일화들을 들어보라”라며 매덕스와 관련된 7가지 이야기를 전했다.
매덕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23시즌을 뛰면서 744경기(5008⅓이닝) 355승 227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다. 사이영상 4회 수상, 올스타 8회 선정, 골드글러브 18회 수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며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구속은 빠르지 않았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엄청난 무브먼트로 타자들을 공략했던 매덕스는 철저한 계산과 수 싸움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이를 위해 상대팀 타자들을 관찰하는데 집중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감독을 맡았던 지미 윌리엄스는 매덕스가 상대팀 타자들의 타격 연습을 관찰하며 타자들의 컨디션을 체크하는 모습을 보고 “이게 매덕스가 명예의 전당에 갈 수 있는 이유”라고 평했다.
이렇게 늘 타자들을 지켜본 매덕스는 남다른 관찰력으로 놀라운 일화를 남겼다. MLB.com은 “매덕스가 시카고 컵스에서 뛰던 시절인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있던 때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어느날 매덕스가 호세 에르난데스의 스윙을 보고 ‘1루코치 때문에 구급차를 불러야겠는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매덕스가 그 말을 하자마자 에르난데스의 타구가 LA 다저스 1루코치 존 셀비의 가슴을 강타했다”고 전했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투수 존 스몰츠는 어떤 시즌에는 매덕스가 덕아웃에서 “저 타자는 여기로 파울볼을 칠거야”라고 네 차례 말했는데 그 중 세 번은 실제로 파울타구가 날아왔다고 증언했다.
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감독 바비 콕스에 따르면 마운드를 방문해 매덕스에게 고의4구를 제안하자 매덕스는 앞으로 던질 3구를 설명한 뒤 “그리고 마지막 공을 던져서 저 타자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을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매덕스의 말은 현실이 됐다.
다저스 시절에는 투구기록표에 수 년전 경기에 던졌던 투구가 잘못 기록된 것을 찾아내기도 했고, 포스트시즌을 위해 휴식을 취하는 대신 통산 355승을 달성하기 위해 등판을 자처하기도 했다.
장난스러운 면도 있어서 동료가 렌트카를 타면 몰래 쫓아가 차로 들이받기도 했다. 스몰츠는 “한 번은 다른 차 범퍼를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매덕스는 명예의 전당 입성 전에 모든 투수가 반드시 기억해야할 명언을 남겼다. 매덕스는 “고등학생 시절 나는 구속보다 무브먼트가 중요하고, 구속보다 로케이션이 중요하며, 구속보다 다양한 속도로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구속이 빠르다면 드래프트 지명을 받을 수 있겠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직구를 원하는 코스와 속도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무브먼트까지 좋다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스몰츠는 “나를 믿어라. 매덕스가 하는 모든 것은 계산된 행동이다. 나는 골프선수, 투수, 포커플레이어 등 모든 사람을 통틀어서 매덕스보다 계산적인 선수를 본적이 없다”며 매덕스를 극찬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