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주온

SK 와이번스의 우완 투수 김주온(24)은 다시 마운드에 서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울산공고를 졸업하고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7라운드 전체 72순위로 삼성 라이온즈 지명을 받은 김주온은 입단 후 한 번도 1군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그는 2017시즌을 마치고 현역으로 입대했다.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12사단에서 군 복무를 했다. 말년 휴가 전까지 공도 내려놓고 웨이트 트레이닝만 했다.

이름도 개명했다. 삼성 입단 당시 이름은 김찬이었다. 군 복무 중 소속팀도 바뀌었다. SK는 2017년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그를 지명했다.

김주온은 "불안함 때문에 캐치볼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사람을 상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며 "마운드에 서는 것 자체가 힘들고, 스트레스였다"고 삼성 시절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군대 시절은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었다. 너무 추웠고, 힘들었다"며 "무엇보다 야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답답했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절치부심한 김주온은 지난해 7월 제대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에게 새로운 팀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주온은 제대 직전 마지막 휴가 때부터 실내 연습장에서 공을 던지며 새로운 도전에 나설 준비를 했다.

팀에 합류한 후 잔류군에서 착실히 몸을 만든 김주온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진행한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김주온은 스프링캠프에서 시속 150㎞가 넘나드는 공을 뿌리며 코치진에 눈도장을 찍었다. 염경엽 SK 감독은 스프링캠프 귀국 당시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만족감을 표하며 김주온의 이름을 거론했다.

마음가짐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한층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감을 갖고 공을 뿌린다.

김주온은 "삼성 시절에도 구속은 시속 140㎞ 중후반 정도 나왔는데, 공을 던지는데 도움이 되는 유연성, 코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구속이 올라간 것 같다"며 "염경엽 감독님과 최상덕 투수코치님이 팔을 조금 내리라고 하셨는데 제구도 잡히고 구속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삼성 시절 불안함에 캐치볼을 많이 했다는 김주온은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님이 많이 던져봐야 팔만 상하고, 불안함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 그래서 줄였다"며 "감독님이 자신감도 많이 심어주셨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 팀은 자체 청백전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김주온에게는 자체 청백전마저 소중하다.

그는 "자체 청백전이지만 정식 경기라고 생각하고 던진다"면서 "자신있는 공 위주로 던지는데, 내 공을 믿고 가운데에 던지려 한다"고 밝혔다.

개명한 이름은 달릴 주(走), 따뜻할 온(溫) 자를 쓴다.

김주온은 "평상시에 온화하려고 이런 이름을 택했다. 물론 마운드에서는 별개다. 전투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지 않고 최대한 많이 1군 경기에 등판하고 싶다. 군대에서 힘들었던 기억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허도환 선배, 강지광 선배 등 SK에 2차 드래프트로 온 선수들이 결과를 냈다. 나도 무언가 결과를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