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밀가루, 계란… 아마도 서방 국가들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가장 우려하는 사재기 상품이 아닐까. 그러나 뉴질랜드에서는 의외의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며 재고를 비우고 있다. 바로 ‘섹스 토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현지 시각) 지난달 봉쇄령을 발표한 이후 뉴질랜드에서 섹스 토이의 판매가 폭증했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에 거점을 둔 성인용품점 어덜트 토이 메가스토어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가 지난달 23일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전국적 봉쇄령을 발표한 후 이틀 동안만 섹스 토이의 판매량은 3배가 넘게 증가했다.
어덜트 토이 메가스토어 대변인 에밀리 라이츠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봉쇄된 이 시점에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건 섹스 토이였다”면서 “모두가 ‘우린 술집에 가거나 데이트를 할 수 없을 거야’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섹스 토이와 더불어 콘돔, 성생활을 돕는 윤활제 등의 판매도 봉쇄 발표 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인용품의 인기엔 성인용품점이 봉쇄 조치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한 몫한다. 앞서 뉴질랜드 당국은 콘돔 등 성인용품은 생필품으로 간주해 봉쇄 기간에도 영업을 허가했다. 뉴질랜드 국민들은 생필품 구매시엔 집 밖을 나설 수 있다.
호주, 영국에서도 이 업체의 온라인 성인용품 판매는 평소보다 3배 가량 늘었다고 한다. 특히 호주와 영국이 지난달 말부터 모든 술집 영업을 제한한 직후 매출이 늘었다고 한다.
일각에선 성인용품에 대한 관심이 출산율을 폭증시킬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출산율 증가와는 무관할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 마세이대 폴 스푼리 인구통계학 교수는 “코로나 시기의 불확실성은 출산을 오히려 지연시킨다”며 “봉쇄 기간 연인들이 만나지 못해 실제 섹스 기회가 증발했고, 봉쇄 후에도 경기 침체 문제로 아이를 낳고 싶은 욕구보다 참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